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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뛰자 매수자들 계약가 다시 깎는다…美상업용 부동산 재협상 확산

등록 2026.10.06 17:28:47

200가구 아파트 대출금리 0.6%p 넘게 뛰자 매매가 60만달러 인하

CMBS 특별관리 비율 11.42%로 2013년 2월 이후 최고

[서울=뉴시스] 임대 건물들이 즐비한 미 뉴욕 맨해튼 중서부 전경. (출처=NY 렌트 오운 셀 홈페이지) 2024.5.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임대 건물들이 즐비한 미 뉴욕 맨해튼 중서부 전경. (출처=NY 렌트 오운 셀 홈페이지) 2024.5.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 급등으로 이미 합의한 매매가격을 다시 깎아달라는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초 자금 조달 비용이 낮을 때 매입 가격에 합의했던 투자자들이 거래를 마무리하기 전 가격 인하나 다른 조건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매도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거래에서 손을 떼겠다고 압박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투자회사 이스텀캐피털은 미국 중서부의 약 20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를 약 2000만달러에 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계약금을 내기 전 이 거래의 대출금리가 0.6%포인트 넘게 뛰었다. 회사 측이 거래를 포기할 수 있다고 하자 매도자는 결국 가격을 60만달러 낮췄다.

이미 합의한 거래 조건을 다시 조정하는 이른바 '리트레이드(retrade)'는 늦여름 채권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늘었다.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뒤 이런 움직임이 더 거세졌다고 WSJ은 전했다.

상업용 부동산은 매매계약을 맺은 뒤 실제 거래가 끝날 때까지 6개월에서 1년가량 걸리는 경우가 흔하다. 이 기간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매수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이자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제프 파워스 전무는 지난달 "금리가 오른 지 며칠밖에 안 됐는데 벌써 재협상을 얘기하는 전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거래 재협상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초기 신호다.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고 개발 사업이 늦어지는 데다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을 새 대출로 갈아타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마커스앤드밀리챕의 IPA캐피털마켓 부문 바비 워헤인 전무는 "지금은 어느 때보다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최근까지 회복 조짐을 보였다. 일부 도시의 사무실과 쇼핑몰, 호텔은 신규 공급 감소와 사무실 출근 증가, 최근 몇 년간 금리가 안정되는 흐름에 힘입어 자산가치가 상승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다시 빠르게 뛰면서 이런 회복세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충격은 건물주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고 거래가 줄면 지방정부가 걷는 재산세와 부동산 거래세 수입도 감소한다. 높은 금리로 개발업체가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워지면 건설 노동자와 설계업체, 건축자재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은 특히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 매수자가 매입대금 일부만 자기자본으로 내고 나머지는 대출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금리 변동이 투자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상업용·다가구 주택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5조달러를 넘는다. 미국인의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잔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했다. 대출비용이 낮아지는 데다 채권 등 경쟁 투자상품의 수익률도 떨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고 부동산 가치도 상승했다.

하지만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분위기는 반대로 바뀌었다. 부동산 분석업체 그린스트리트에 따르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8월 말부터 지난 2일까지 미국 상장 부동산투자신탁(REIT) 지수인 FTSE 나릿 올에쿼티 리츠 지수는 8% 넘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 올랐다.

과거 금리가 낮을 때 받은 대출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도 건물주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만기 대출을 새 대출로 갈아타지 못하거나 원금을 갚지 못하면 연체에 빠지거나 문제 대출을 별도로 관리하는 특별관리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

부동산 데이터업체 트렙에 따르면 지난 8월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에 묶인 대출 가운데 연체나 만기 차환 문제 등으로 특별관리 대상이 된 비율은 11.42%였다. 201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WSJ은 전했다.
[워싱턴=AP/뉴시스] 2025년 4월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청사 모습. 2026.06.02.

[워싱턴=AP/뉴시스] 2025년 4월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청사 모습. 2026.06.02.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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