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자’ 10여 년째 진위 논란…국감서 “공모는 꼼수”
등록 2026.10.12 16:21:41수정 2026.10.12 17:16:23
임오경·조계원 의원, 2017년 부결 과정·재검증 방식 지적
허민 국가유산청장 “출토 경위 불분명…고려·조선 활자 섞였을 수도”
기존 101점 재검증 요구에 “국내외 금속활자 폭넓게 조사”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고려시대 금속활자로 추정되는 '증도가자'의 2017년 보물 지정 조사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화면에는 감사원 결과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한 자료가 보인다. 국회방송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고려시대 금속활자로 추정되는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이 2017년 부결된 과정을 놓고 국정감사에서 심의 자료 오류와 부결 종용 의혹이 제기됐다. 국가유산청이 추진하는 금속활자 일괄 공모 방식에도 "기존 자료부터 재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활자의 출토 경위가 불분명하고 고려·조선시대 활자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폭넓은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조계원 의원은 2017년 보물 지정 부결 과정과 기존 분석 자료의 검증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증도가자는 불교 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인쇄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다. 고려시대 제작 사실이 확인된다면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보다 138년 앞선 금속활자 제작의 실물 증거가 될 수 있다.
임오경 "부결 종용 의혹…공모는 꼼수"
임 의원은 2023년 감사원과 국가데이터 관련 기관의 분석 결과를 거론하며 "2017년 부결 당시 문화유산위원회에 제출됐던 자료에 하자가 있으며 활자 크기 대조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회의록을 검토한 결과, 위원회 간사로 참여했던 국가유산청 담당자가 보류 결정을 내리면 증거를 보강해 재심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부결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이 "이게 국가유산을 하나라도 더 찾아내야 할 유산청의 태도일까요?"라고 묻자 허 청장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임 의원은 국가유산청이 올해 추진하는 금속활자 일괄 공모 방식도 문제 삼았다.
그는 "2017년 조사 결과와 감사원 감사 결과를 놓고 원점에서 증도가자 진위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왜 공모를 합니까? 이거 꼼수 아닌가요?"라고 따졌다.
또 지난 8월 국가유산위원회 회의에서 공모의 당위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심의 참여자의 공정성 문제도 제기했다. 임 의원은 국가유산위원회 규정 제11조를 언급하며 해당 안건에 직접 관여한 위원이나 전문위원은 심의에서 제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허 청장은 "전문위원은 참여하더라도 결정권이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전문위원은 어쨌든 제척 대상"이라고 답했다.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이 고려시대 금속활자로 추정되는 '증도가자' 관련 활자 사진을 공개하며 진위 재검증을 촉구했다. 국회방송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조계원 "기존 활자부터 과학적으로 재검증해야"
조 의원은 기존 금속활자와 번각본 사이의 크기 차이가 0.45㎝인 반면,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 '석보상절'의 경우 0.8㎝의 오차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있는 자료를 가지고 다시 분석하고, 대조하고 번각본과의 차이가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오차인지 아닌지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끝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천 년이 된 활자본이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느냐"며 "공모한다고 더 나온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조 의원은 다보성이 내놓은 활자 101점 등을 우선 재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빨리 검증을 제대로 해서 실제 고려시대 활자가 맞는지 확인해야지 무슨 공모냐"는 조 의원의 지적에 허 청장은 기존 활자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의원은 "제가 보기에는 다 핑계고, 부결을 위한 부결 절차를 밟았다는 소리로밖에 안 들린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08.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8/NISI20261008_0021481564_web.jpg?rnd=20261008120452)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08. [email protected]
허민 "출토 경위 확인 안 돼…고려·조선 활자 섞였을 수도"
허 청장은 다보성이 내놓은 활자 101점에 대해 "출토를 확인할 수 없다"며 정확한 출토 경위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기준 자가 있어야 될 것 같다"며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개성 출토 활자 등을 언급했다.
조계원 의원이 기존 과학적 분석 결과를 부정하는 것이냐고 묻자 "부정이 아니고요, 다시 한번 재검증을 해보자는 겁니다"라고 답했다.
임오경 의원의 질의에서는 일괄 공모를 추진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허 청장은 기존 활자 101점의 복제품을 살펴봤지만 상태가 모두 달라 고려시대 증도가자가 맞는지, 다른 시기의 활자가 섞여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외에 흩어진 금속활자를 폭넓게 확보해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활자의 혼재 가능성까지 과학적으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설명했다.
허 청장은 조 의원의 재검증 요구에 "최대한 빨리 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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