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 없는 '수묵 크로키 대가' 석창우 개인전…모두미술공간
등록 2026.10.21 09:47:09
'장애 극복' 서사 넘어 40년 예술적 탐구 조명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개최

석창우 화백. 사진=석창우 화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의수 끝에 달린 두 개의 갈고리. 누군가에게는 낯선 신체의 일부지만, 화가 석창우에게는 그림을 그리는 도구다. 둥글게 휘어진 갈고리의 모습은 물음표를 닮았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서 출발한 그림은 이제 '어떻게 그릴 것인가'라는 예술적 탐구로 이어진다.
석창우 개인전 '손끝의 물음표'가 오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별관 5층 모두미술공간에서 열린다.
석창우는 약 40년 전 고압 전기 감전 사고로 양팔을 잃은 뒤 의수를 이용해 그림을 그려온 작가다. 서예와 크로키를 접목한 '수묵 크로키'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2014년 소치 동계패럴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폐막식에서 수묵 크로키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의 작품은 초·중·고교 교과서 등에도 수록됐다. 현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석창우를 설명해 온 '장애 극복'이라는 익숙한 서사에서 벗어나 작가가 오랜 시간 구축해 온 조형언어에 주목한다.
전시 제목 '손끝의 물음표'는 의수 끝에 달린 갈고리에서 착안했다. 작가에게 갈고리는 단순한 보조기구가 아니다. 자신의 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그림을 가능하게 한 도구다.
이번 전시는 석창우의 예술을 특별한 의지나 극복의 신화가 아닌 반복적인 연습과 실패, 몸과 도구에 대한 탐구의 결과로 바라본다.
바닥에 펼친 화선지 위에서 반복해 온 몸의 움직임과 오랜 시간 축적된 노동이 오늘의 작품 세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관객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석창우의 그림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가. 작가의 삶에 먼저 주목하는가, 아니면 그가 구축한 예술의 언어를 읽고 있는가.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지원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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