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그림이 됐다”…최인선 개인전 '바람을 타는 캔버스'
등록 2026.11.07 07:00:00수정 2026.11.07 07:50:24
14일부터 이길이구 갤러리서 신작 40여 점
우연과 불확실성에서 찾은 회화의 가능성

최인선 Insun Choi, Canvas in the Wind, Mixed Media, 193.9 x 130.3 cm,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야외 테라스에 놓인 캔버스가 갑작스러운 바람에 흔들렸다. 화가가 의도하지 않은 움직임이었다. 그 순간 1990년대 미국 뉴욕의 한 서점에서 경험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최인선(62)의 개인전 제목 '바람을 타는 캔버스'는 이 우연한 순간에서 탄생했다.
서울 강남구 이길이구 갤러리(2GIL29 GALLERY)는 오는 14일부터 12월 19일까지 최인선 개인전 '바람을 타는 캔버스'를 개최한다. 신작 4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의도와 통제를 벗어난 흔적에 주목한다. 최인선은 점도 높은 물감을 나이프 끝에 얹어 캔버스에 던지듯 작업한다. 물감은 캔버스의 장력과 만나 예상하지 못한 자국을 남긴다.
작가는 이를 '실패의 성공감'이라고 표현한다. 계획에서 벗어난 결과가 오히려 새로운 회화의 출발점이 된다는 의미다.
작업에는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도 영향을 미쳤다. 끝없이 반복되는 기다림과 도달할 수 없는 완결성을 끊어진 붓질과 분절된 인물 형상, 중첩된 색채로 풀어낸다.

최인선 Insun Choi, 움직이는 식물 Moving Plant, Mixed Media, 72.7 x 60.6cm, 2024 © 2GIL29 GALLERY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신작은 흑백을 중심으로 한 화면과 강렬한 색채가 교차한다. 거친 붓질과 넓은 여백이 긴장감을 만든다.
최인선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SUNY)에서 수학했다. 중앙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한국일보청년작가대상전 대상,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하종현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형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해 왔다. 2018년에는 인카네이션 문화예술재단을 설립해 청년 작가 지원과 장학 사업도 펼치고 있다. 현재 홍익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시는 12월 19일까지.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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