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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검찰, '한국 정부 대리인 혐의' 수미 테리 기소유예 합의…징역 면해

등록 2026.10.14 11:50:34수정 2026.10.14 13:02:24

한국 정부 위해 비밀 활동·명품 수수 혐의…재판 앞두고 합의

국무장관 회의 메모 제공 인정…1년간 한국 정보당국 접촉 금지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미국 법무부가 한국 정부를 위해 비밀리에 활동하고 고가의 선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국계 북한 전문가 수미 테리 전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에 대해 기소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수미 테리가 2024년 5월 29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2024.05.29. woo1223@newsis.com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미국 법무부가 한국 정부를 위해 비밀리에 활동하고 고가의 선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국계 북한 전문가 수미 테리 전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에 대해 기소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수미 테리가 2024년 5월 29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2024.05.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 법무부가 한국 정부를 위해 비밀리에 활동하고 고가의 선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국계 북한 전문가 수미 테리 전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에 대해 기소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테리는 징역형을 피하게 됐다.

1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 남부지검 연방 검찰은 테리와 기소유예 합의를 체결했다. 이번 합의는 테리가 미등록 외국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재판을 받기 불과 몇 주 전에 이뤄졌다.

테리는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그의 변호사 리 월로스키는 성명에서 테리가 수년간 조국을 위해 충실히 봉사해 왔다며 이번 합의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월로스키 변호사는 "우리는 테리가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교류한 것은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고 북한 및 동아시아 분야의 미국을 대표하는 전문가로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뉴욕 남부지검은 법원에 제출한 서한에서 이번 합의가 미국과 테리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배경은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2024년 테리를 기소하면서 그가 한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활동하는 대가로 명품과 고급 식사 등 각종 혜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테리의 활동에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홍보하는 칼럼을 쓰고, 미국 정부 관리와 한국 정보 당국자 간 만남을 주선하는 일 등이 포함됐다.

이번 합의에서 테리는 한국 정보 당국자들을 돕는 과정에서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의 내용을 기록한 메모를 제공하고 고가의 선물을 받은 사실 등을 인정했다. 앞으로 1년 동안 한국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접촉하는 것도 금지된다.

검찰은 테리가 CIA를 떠난 지 5년이 지난 2013년부터 외국 대리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뉴욕 주재 유엔 외교관으로 위장한 한국 측 요원으로부터 접촉을 받은 것이 계기였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한국 측 관계자들이 테리에게 2845달러 상당의 돌체앤가바나 코트와 3450달러 상당의 루이비통 핸드백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테리가 관리하던 싱크탱크의 기부 계좌에도 최소 3만7000달러가 입금된 것으로 조사됐다.

테리는 2014년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았으며, 9년 뒤에도 다시 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테리는 과거 CIA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의 접촉 문제로 지적을 받았으며, 해고되는 대신 스스로 사임했다고 FBI 조사에서 인정했다.

테리에 대한 기소는 외국 정부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미국 법무부의 수사 가운데 하나였다. 법무부는 중국 정부의 해외 반체제 인사 탄압과 관련한 사건 등을 수사했으며, 로버트 메넨데즈 전 상원의원도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기소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나이트 제1차 수정헌법 연구소 측 변호사들은 지난해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해 이번 기소가 공익적 사안에 대해 헌법상 보호받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테리를 처벌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리는 국가안보회의(NSC)와 국가정보위원회(NIC)에서 근무했으며,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검찰은 테리가 외교·언론·국가안보 분야에서 한국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를 은밀히 옹호했다고 주장했다.

테리는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와 결혼했으며, 두 사람은 2023년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에 관한 공동 기고문을 작성했다. 검찰은 해당 글이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부트는 이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위법 행위 혐의도 받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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