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의 재통합③] 임금 기준은 '미정', 1800명 사옥은 신축…'한국발전'의 계산서
등록 2026.10.19 06:00:00
국회예정처 "절감액·통합비용 미산출…재무 효과 확인 어려워"
발전 5사 평균 보수 9800만~1억200만원…임금 통합 기준 과제
신축 사옥 수천억 추산…회사채 20.6조 조기상환 조항도 변수
통합 본사 유치전…기존 지역인재 채용·연관 일자리 감소 우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6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발전공기업 노조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에너지 대전환 시대 발전공기업 기능재편 및 역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2026.04.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16/NISI20260416_0021249153_web.jpg?rnd=20260416173053)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6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발전공기업 노조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에너지 대전환 시대 발전공기업 기능재편 및 역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2026.04.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정부는 석탄발전 축소와 재생에너지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공기업 5개사를 하나로 합치기로 했다. 중복 조직을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지만, 정작 통합으로 얼마를 절약하고 합치는데 얼마가 드는지는 아직 계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00명이 근무할 새 본사를 짓는데 수천억원이 들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회사마다 다른 임금·복지체계를 어떤 기준으로 맞출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 본사가 있는 지역에서는 지역인재 채용 기회와 연관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공기업 5개사를 통합해 내년 10월 1일 '한국발전'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기후부는 지난달 30일 통합준비위원회를 발족했으며, 연내 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30일 낸 '2026 공공기관 현황과 이슈' 보고서에서 정부가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과 통합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산출하지 않아 재무적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직을 합쳐 경영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지만, 실제 절감 효과를 따지려면 새 사옥 건립과 전산·인사 체계 통합, 인력 재배치 등에 들어갈 비용부터 구체적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사 인력 650명 줄지만 감원 없어…임금 체계도 제각각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중부발전이 1억23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남부발전은 1억126만원, 남동발전 9963만원, 동서발전 9899만원, 서부발전 9795만원이었다. 보수가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의 차이는 438만원이다.
다만 평균 보수 격차에는 회사별 근속 연수와 직급 구성 등의 차이도 반영돼 있어 실제 부담을 계산하려면 기본급과 수당, 성과급, 복지제도 등을 비교한 뒤 통합 이후 적용할 기준을 정해야 한다.
조직을 줄이더라도 인건비가 그만큼 감소하는 구조도 아니다.
정부 통합안에 따르면 현재 5사장·5감사·10상임이사 체계는 1사장·1감사·4상임이사로 축소된다. 본사 인력도 2400명에서 1800명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본사에서 빠지는 600여명을 감원하지는 않는다. 정부는 이들을 새로 설치할 3~4개 지역재생에너지본부에 배치해 태양광·육상풍력 사업 등을 맡길 계획이다. 본사 인력 600명 감소가 600명 분의 인건비 절감으로 이뤄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인력 재교육과 근무지 이동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1800명 모일 새 사옥…기존 지역 채용·일자리는 어떻게
정부는 기존 발전 5사 본사가 각각 500명 안팎을 수용하는 규모여서 1800명이 근무할 통합 본사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새 사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도는 자체 연구에서 1000명 규모 청사를 새로 짓는데 부지 매입비를 제외하고도 약 3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는 진주에 있는 남동발전 본사를 중심으로 유치전에 나선 경남도의 자체 추산이어서, 실제 사업비는 입지와 청사 규모, 부지 확보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발전 5사 본사는 울산(동서발전), 충남 태안(서부발전), 충남 보령(중부발전), 경남 진주(남동발전), 부산(남부발전)에 흩어져 있다. 울산과 충남, 전남 나주, 경남 진주 등이 통합 본사 유치에 나선 상태다.
통합 본사가 한곳으로 모이면 나머지 지역에서는 발전공기업의 지역 인재 채용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는 각 발전사가 본사 소재지를 기준으로 지역인재 채용을 운영하고 있지만, 통합 후에는 채용 기준과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본사가 빠져나가는 지역에서는 직원들의 소비 감소뿐 아니라 청소·경비·시설관리 등 용역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존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더라도 해당 지역의 신규 채용 기회와 연관 일자리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통합 본사가 어느 지역에 들어서느냐에 따라 기존 발전사 소재 지역의 인재 채용 기회와 지역경제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발전 5사가 하나로 통폐합이 되면 나머지 4개 지역의 인재는 안 뽑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산고 업무체계를 하나로 묶는 작업에도 비용이 발생한다.
발전 5사가 각각 운영하는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는 모두 575개에 이른다. 정부는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비롯해 인사·회계·계약 등 주요 업무체계를 통합할 계획이다. 통합준비위원회에서는 조직과 업무체계 등의 통합을 지원하기 위한 약 1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 후 통합관리(PMI) 용역도 논의됐다.
![[서울=뉴시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31일 충남 태안군 소재 한국서부발전본부에서 열린 태안석탄화력발전소 1호기 발전종료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2025.12.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31/NISI20251231_0021111011_web.jpg?rnd=20251231152650)
[서울=뉴시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31일 충남 태안군 소재 한국서부발전본부에서 열린 태안석탄화력발전소 1호기 발전종료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2025.12.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회사채 20.6조 조기 상환 조항…석탄발전 폐지 부담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발전 5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사가 발행한 회사채는 321건, 약 23조9900억원이다.
이 가운데 281건, 약 20조6000억원 규모의 화사채에는 지배구조가 바뀔 경우 원리금을 조기에 상환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다만 발전 5사를 통합한다고 해서 곧바로 20조6000억원을 갚아야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조항에 적용되는지는 통합 방식과 개별 계약 조건, 특별법에 따른 채무 승계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진다.
해외 사업도 마찬가지다. 발전 5사가 참여하고 있는 해외사업 51건 가운데 45건은 합병이나 지배구조 변경 시 사업 파트너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5개 발전사의 재무 상태가 서로 다르다는 점도 변수다.
예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동서발전 86.4%, 남동발전 107.3%, 남부발전 117.2%, 서부발전 158.8%, 중부발전 180%였다.
석탄발전 폐지에 따른 수익 감소와 대체 설비 투자 부담도 남아 있다.
예정처는 폐지 예정인 석탄발전 36기의 전력 판매 수익이 약 10조100억원으로, 발전 5사 전체 판매 수익의 39%에 육박한다고 분석했다. 석탄발전이 단계적으로 줄어들면 기존 매출은 감소하는 반면 설비 폐지와 재생에너지 전환에는 새로운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달 간담회에서 "내년 10월까지는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하고 59개 석탄 발전소를 재생에너지 발전소로 바꾸고 노동자 단 한명도 낙오 없이 보람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바꾸는 거대한 전환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일 서울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발전공기업 통합방안 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 기후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04/NISI20260904_0002230645_web.jpg?rnd=20260904160021)
[세종=뉴시스]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일 서울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발전공기업 통합방안 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 기후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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