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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잘 팔리는데 4조원 증발…삼성폰에 무슨 일이

등록 2026.10.31 12:00:00수정 2026.10.31 12:10:24

MX·네트워크 매출 11% 늘었지만 6000억 적자…1년 새 4.2조 악화

메모리값 급등에 중저가 수익성 직격…프리미엄폰 비중은 사상 최고

삼성, 내년 플래그십 믹스 강화…갤럭시 A 감산 관측까지 맞물려

갤럭시 S26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럭시 S26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삼성전자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사업 매출까지 늘렸지만, 정작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 모바일·네트워크 사업 손익이 1년 만에 4조원 넘게 악화되며 적자로 돌아섰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올려놓으면서 스마트폰을 많이 팔수록 원가 부담도 함께 커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탓이다.

삼성도 내년부터 플래그십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스마트폰 경쟁의 무게추가 '판매량'에서 '수익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의 올해 3분기 매출은 37조7000억원, 영업손실은 600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34조1000억원, 영업이익 3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11% 늘었지만 손익은 4조2000억원 악화됐다. 단순 계산한 영업이익률도 약 10.6%에서 -1.6%로 뒤집혔다.

삼성은 갤럭시 Z 폴드8 등 플래그십 신제품 효과로 MX 매출이 전년보다 성장했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 확대 덕에 전분기 대비 실적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 등 비용 부담이 커지며 전년 대비 수익성은 악화됐다.

폰은 세계 1위인데 수익성은 뒷걸음…AI 호황의 역설

판매량이 부족했던 것도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은 3분기 전세계에서 스마트폰 5780만대를 출하해 애플을 제치고 1위를 유지했다. 시장 전체 출하량이 전년 대비 20% 급감한 가운데 삼성 감소폭은 5%에 그쳤다. 갤럭시A 등 중저가 제품군이 물량을 지탱했고 폴더블 신제품도 프리미엄 시장 방어에 힘을 보탰다.

문제는 원가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일반 D램과 낸드 공급까지 빠듯해졌고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부품 조달 비용도 뛰었다.

같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삼성 내부에서는 정반대 효과를 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3분기 매출 147조1000억원,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메모리를 사서 스마트폰을 만드는 MX에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가격 경쟁이 중요한 중저가폰은 부품값 상승을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전가하기 어렵다. 가격을 올리면 판매량이 줄고, 가격을 묶으면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다.

옴디아도 스마트폰 업체들이 램·저장용량 구성을 조정하고 제품 종류를 줄이는 한편 저가 물량 확대보다 수익성이 높은 시장과 제품을 선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삼성전자가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과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 워치 울트라2·워치9'을 국내에 공식 출시한 7일 서울 삼성 강남을 찾은 시민이 갤럭시 폴드8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08.07.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삼성전자가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과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 워치 울트라2·워치9'을 국내에 공식 출시한 7일 서울 삼성 강남을 찾은 시민이 갤럭시 폴드8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08.07. [email protected]


프리미엄폰 비중 사상 최고…삼성도 '플래그십 우선' 공식화

시장도 이미 고가 제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도매가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25%보다 4%포인트 늘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프리미엄폰 판매량은 오히려 5% 증가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이 65%, 삼성이 19%를 차지해 두 회사 합산 점유율이 84%에 달했다.

삼성도 내년 MX 전략의 첫 번째 과제로 '플래그십 중심 제품 믹스 개선'을 제시했다. 고객군별 차별화된 플래그십을 확대하고 새로운 하드웨어·폼팩터를 내놓는 동시에 운영 효율화로 이익 감소를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중저가 물량을 줄이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4분기 갤럭시A 시리즈 부품 주문을 연초 계획보다 약 20% 축소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1000만대 규모다. 다만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감산 규모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갤럭시A는 가격에 민감한 신흥시장에서 삼성의 출하량과 점유율을 떠받치는 핵심 제품군이다. 실제 옴디아도 갤럭시A가 3분기 삼성의 글로벌 1위 유지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결국 삼성에는 딜레마다. 중저가 제품을 줄이면 수익성은 방어할 수 있지만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는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을 내줄 수 있다. 반대로 출하량 1위를 지키기 위해 저가 물량을 유지하면 부품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

AI발 부품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서 스마트폰 업계의 승부 기준도 판매대수에서 이익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 1위를 지켜온 삼성 역시 앞으로는 '얼마나 많이 팔았느냐'보다 '얼마를 남기며 팔았느냐'가 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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