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된 '산부인과 CCTV'…의료계 "우려가 현실로"
등록 2026.10.07 15:24:26수정 2026.10.07 17:58:24
산부인과 진료 모습 등 해외 불법 사이트 유포
![[서울=뉴시스]해외 불법 사이트에 유포된 국내 의료기관 수술실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허종식 의원실 제공) 2026,10.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06/NISI20261006_0002256915_web.jpg?rnd=20261006233650)
[서울=뉴시스]해외 불법 사이트에 유포된 국내 의료기관 수술실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허종식 의원실 제공) 2026,10.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특별시의사회는 7일 성명을 내고 "수술실 CCTV 설치 법적 의무화 도입 시기부터 의료계에서 경고해 왔던 환자·의료진의 기본권 침해와 영상정보 유출이라는 심각한 사태가 실제로 벌어졌다"며 "정부와 국회는 이번 사태를 단순 해킹 사건이나 개별 의료기관 보안문제로 축소하지 말고, 수술실 CCTV 의무화 정책의 폐기를 포함한 근본적인 재검토에 즉각 착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의료계와 정치계 에 따르면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 불법 음란물 사이트에 국내 병원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부인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한의원 등 국내 의료기관 영상 80건이 유출된 것을 확인해 이날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유출된 영상에는 환자가 대기실과 상담실, 초음파실, 진료실 등을 오가는 전 과정이 동선별로 편집돼 있었고 시술 장면과 환자의 얼굴, 신체가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또, 병실에서 화자복을 갈아 입는 장면, 성형외과에서 상담, 시술을 받는 장면 등이 담겼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이번 사건에서 환자의 얼굴과 신체가 노출될 수 있는 산부인과 진료·수술영상이 포함돼 심각한 사생활 침해와 인권 침해 위험이 현실로 드러났다"며 "환자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가 역설적으로 환자의 가장 민감한 정보를 해커들의 표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사건이 특정 의료기관의 일탈이나 단순한 보안 의식 부족으로 치부하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의사회는 "특히 산부인과를 비롯한 수술실 영상은 일반적인 CCTV 영상과 차원이 다르다"며 "환자가 의식을 잃거나 방어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신체의 은밀한 부위가 노출되고 수술받는 모습 자체가 기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개인정보를 넘어 개인의 존엄성과 사생활의 핵심 영역에 해당하는 정보이기에 한번의 외부 유출돼 복제·재유포로 완전한 회수가 불가능하고 피해는 환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된다"며 "아무리 강력한 보안대책을 마련하더라도 애초에 촬영·저장되지 않은 영상은 유출될 수 없다는 가장 근본적인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술실 CCTV 설치 법적 의무화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제도라는 지적이다.
의사회는 "이번 사건을 특정 장비나 개별 의료기관의 관리 문제로만 접근하면 문제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며 "제도 도입 당시부터 환자와 의료진의 기본권 침해와 함께 영상정보 유출이라는 치명적인 위험을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는데 실제 영상 유출이라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한 만큼 정부와 국회는 그 경고를 다시 엄중히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회는 정부와 국회에 ▲의료기관 영상 유출의 경위와 규모·재유포 실태 조사 및 피해 환자 보호와 추가 유출 방지에 모든 역량 동원 ▲수술실 CCTV 의무화 제도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실태조사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제도의 폐기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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