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100달러 유가에도 美개미 상승 베팅…옵션 거래 '밈주식 광풍' 수준
등록 2026.10.13 17:39:09수정 2026.10.13 20:32:24
단일종목 옵션 명목거래액 하루 7000억달러…만기 2주 미만이 절반 넘어
美개인 40.3% "주가 상승" 전망…기업 실적·AI 기대 속 배당 ETF도 인기
![[뉴욕=AP/뉴시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 영업장에서 옵션거래자 앤서니 스피나가 업무를 보고 있다. 한편, 최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매수세를 확대하며 반도체 관련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인 '속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2026.08.27.](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1528376_web.jpg?rnd=20260919104101)
[뉴욕=AP/뉴시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 영업장에서 옵션거래자 앤서니 스피나가 업무를 보고 있다. 한편, 최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매수세를 확대하며 반도체 관련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인 '속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2026.08.27.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주가 상승 베팅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금리 상승과 배럴당 100달러 수준의 유가, 중동전쟁에도 단일종목 옵션 거래가 2021년 '밈주식 광풍' 당시 수준으로 돌아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옵션 투자전략 전문 운용사 캐릭 레인의 집계를 인용해 최근 단일종목 옵션의 하루 명목 거래 규모가 약 7000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게임스톱과 AMC엔터테인먼트 등을 중심으로 개인투자 열풍이 거셌던 2021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옵션은 정해진 기한까지 미리 약속한 가격에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파생상품이다. 7000억달러는 개인투자자들이 실제로 주식을 사들인 금액이나 옵션 매수대금이 아니라 거래된 옵션 계약의 명목상 기초자산 규모를 뜻한다.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권리를 주는 콜옵션의 가격도 2021년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 콜옵션은 주가 상승에 베팅할 때 주로 활용되며, 예상과 달리 주가가 움직이면 투자금을 잃을 수 있다.
단기간의 주가 변동을 겨냥한 거래도 활발하다. 존 마셜 캐릭 레인 파트너에 따르면 현재 단일종목 옵션 거래량의 절반 이상이 만기까지 2주도 남지 않은 계약에 집중돼 있다.
개인투자자의 주가 상승 기대도 커졌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가 10월7일까지 실시한 주간 조사에서 향후 6개월간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40.3%로, 7월 중순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2021년 당시와 비교할 만한 수준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배경에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S&P500 기업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연간 이익 증가율도 전년 대비 3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도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쿠날 베리는 AI가 기업과 경제를 바꿀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엔비디아와 아마존, 스페이스X 등 대형 기술기업에 투자해왔다.
베리 컨설턴트는 "성장 가능성은 분명하다"며 "단기적인 주가 변동은 감당할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의 가격 등락보다 기술 발전에 따른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이다.
이 같은 투자 열기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가 급등하던 시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시장에 진입한 개인투자자들은 2021년 초부터 옵션과 파생상품 등 복잡하고 위험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중심으로 게임스톱과 AMC 주식 매수 열풍이 확산한 것도 이 무렵이다.
이후 당시 인기를 끌었던 일부 밈주식의 열기는 식었지만 개인투자자의 증시 참여 의지는 오히려 강해졌다고 WSJ은 전했다. 지난해 4월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을 때도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사들였다. 이후 AI 관련 종목과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다만 올해는 투자 방식에 변화가 나타났다. 시장 전체가 하락할 때 폭넓게 주식을 매수하기보다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하는 소수 종목에 자금을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시장 분석가들은 설명했다.
개인투자자의 매매는 메모리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업체 주가가 6월 급등세의 정점을 찍은 이후 여름철에 다소 둔화했다. 하지만 시타델증권 자료에 따르면 여름철 거래 감소는 통상 10월 들어 반전되는 경향이 있어 연말까지 개인투자자의 거래가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주식시장이 일제히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12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약 196포인트(0.4%) 올랐지만 S&P500지수는 0.1% 미만 하락했고 나스닥종합지수도 0.4% 떨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고위험 옵션에 몰리는 것도 아니다. 미국 증권사 찰스슈왑 고객들이 지난 9월 가장 많이 사들인 상품은 미국의 주요 배당주 10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슈왑이 202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ETF가 월간 매수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고객들은 ETF에 연계된 콜옵션도 사들였다. 조 마졸라 찰스슈왑 수석 트레이딩 전략가는 "조금 더 신중한 낙관론"이라며 "투자자들은 분명히 주가가 떨어질 때 매수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AP/뉴시스] 1월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비디오 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 매장 모습. 2021.02.01.](https://img1.newsis.com/2021/01/29/NISI20210129_0017104633_web.jpg?rnd=20210201094343)
[뉴욕=AP/뉴시스] 1월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비디오 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 매장 모습. 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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