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구경하다 삐긋…걸을 수 있어도 '이것' 조심
등록 2026.10.19 11:01:00
10월 등산사고 연중 최다…29%, 실족 사고
걸을 수 있어도 발목 인대파열 안심 못 해
발가락 감각 둔하고 색이 변하면 응급실로
![[서울=뉴시스] 퇴행성 변화로 무릎 연골이 손상된 상태에서는 등산처럼 무릎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는 활동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4/15/NISI20260415_0002111133_web.jpg?rnd=20260415090735)
[서울=뉴시스] 퇴행성 변화로 무릎 연골이 손상된 상태에서는 등산처럼 무릎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는 활동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산행을 하다 발목을 접질렀을 경우 걸을 수 있는 상태여도 보이지 않는 인대파열 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년) 발생한 등산사고 2만8624건 가운데 10월 사고가 3542건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사고 원인 중에서는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지는 실족 사고가 2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가을철에는 낙엽에 가려진 돌이나 나무뿌리 등으로 발을 잘못 디디기 쉬운데, 이때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목이 갑자기 꺾이면 인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발목을 접질릴 때는 대개 발바닥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발목 바깥쪽 인대에 충격이 가해진다. 인대는 뼈와 뼈를 연결해 관절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조직으로, 손상 정도에 따라 가벼운 염좌부터 부분파열, 완전파열까지 나타날 수 있다.
통증과 부종, 멍 등의 증상은 손상 직후 나타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뚜렷해지기도 한다. 특히 심한 인대 손상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체중을 지탱하며 걸을 수 있어 보행 가능 여부만으로 손상 정도를 구분하기는 어렵다.
산에서 발목을 접질린 뒤 일어서기 어렵다면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통증이 가라앉는지 확인하려고 반복해서 발을 디디거나 발목을 돌리는 행동은 추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변의 안전한 곳에서 앉아 발목에 체중이 실리지 않도록 하고, 등산화가 지나치게 조인다면 끈을 느슨하게 풀어 압박을 줄이는 것이 좋다. 다만 발목이 심하게 변형됐다면 억지로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통증이 심해 안전한 하산이 어렵거나 체중을 실을 수 없다면 동행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필요할 경우 119에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발목을 접질린 뒤 몇 걸음 걸을 수 있다고 해서 인대가 멀쩡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걸을 수 있느냐보다 체중을 실을 때 발목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부종이 증가하는지, 관절이 불안정한지를 함께 살피는 것"이라며 "골절도 비슷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무리한 하산보다 상태 확인이 먼저"라고 설명했다.
귀가 후에는 통증과 부종을 줄이기 위해 흔히 알려진 'RICE 요법'을 활용할 수 있다. 휴식(Rest), 냉찜질(Ice), 압박(Compression), 거상(Elevation)의 약자로, 무리한 활동을 피하고 냉찜질을 한 번에 15~20분 정도 시행하며 탄력붕대로 가볍게 압박하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는 방법이다. 다만 이는 초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심한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응급처치만으로 버텨서는 안 된다.
특히 복사뼈 주변을 누를 때 뼈에 심한 통증이 있거나 네 걸음도 걷기 힘들다면 골절 가능성도 있다. 발목 모양이 변형됐거나 발가락 감각이 둔하고 색이 변하는 경우는 응급 진료가 필요하다. 다친 날에는 버틸 만했더라도 다음 날 부종이 커지거나 디딜 때마다 발목이 꺾일 듯한 느낌이 든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정형외과에서는 다친 경위와 통증 부위, 관절의 안정성을 확인하고 골절이 의심되면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한다. 검사상 뼈에 이상이 보이지 않더라도 인대 손상까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연골·힘줄 등 다른 조직의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진찰 결과에 따라 자기공명영상(MRI) 등 추가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발목 인대 손상의 치료는 파열 정도와 관절의 안정성,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보호대 착용과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을 통해 통증과 부종을 조절하고, 손상 정도에 맞춰 관절의 움직임과 기능을 회복하는 재활을 시행한다.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원인과 상태에 따라 주사치료나 프롤로치료, 체외충격파치료 등을 선택적으로 치료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또 인대파열이 심하거나 완전파열, 또는 충분한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안정성이 반복되거나 동반 손상이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주의할 점은 발목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발목 기능까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대 손상 이후 발목 주변 근력과 균형감각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으면 작은 요철에도 다시 발목을 접질릴 수 있다.
이러한 손상이 반복되면 만성 발목 불안정성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관절 연골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재활 과정에서는 관절의 움직임뿐 아니라 근력과 균형감각까지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목 부상을 예방하려면 산행 전 발목과 종아리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낙엽이 쌓인 길에서는 보폭을 줄이고 발을 디딜 지면을 확인하며 걷는 것이 중요하다.
하산할 때는 피로로 인해 균형을 잃기 쉬우므로 무리한 속도를 피하고, 필요하다면 등산스틱을 활용해 발목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허동범 원장은 "발목을 반복해서 접질리는 것은 단순히 발목이 약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전 손상으로 관절의 안정성과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통증이 줄었다고 곧바로 산행을 재개하기보다는 발목의 지지력과 균형감각을 회복해 재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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