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빨대' 후폭풍 열흘 전, 소방청장도 '반쪽 국가직' 호소
등록 2026.10.21 07:02:00수정 2026.10.21 07:10:10
최용철 청장, 국감서 '국가직 한계' 등 문제 언급 재조명
국가직 됐지만 인건비 등 소방예산 대부분 지자체 부담
지역 간 근무여건·처우 격차…소방안전교부세도 감소해
청장 "국가책임 강화, 새로운 재원 발굴해야…TF 운영중"
정치권도 국비지원 확대 약속…李 "실효성 있는 개선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최용철 소방청장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관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07.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7/NISI20261007_0021479338_web.jpg?rnd=20261007120648)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최용철 소방청장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관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07. [email protected]
이번 논란이 불거지기 전 소방당국 수장 역시 국가직 전환의 한계와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호소하며 재원 발굴의 필요성 등 문제 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2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최용철 소방청장은 지난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소방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소방 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 달라진 점을 묻는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소방 재정 구조 등 관련 문제점을 언급했다.
이는 추 지사가 지난 13일 행안위의 경기도 국감에서 소방 재정을 '재정 빨대'에 비유해 논란을 빚고, 사흘 뒤인 16일 부천 공장 화재로 소방관이 순직하면서 소방 재정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열흘 전에 나온 발언이다.
최 청장은 '소방 공무원들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이후 6년이 지났다. 전환 당시 가장 원했던 게 무엇이냐'는 권 의원 질문에 "시·도 간 재정에 차이가 많이 나서 격차를 해소하고, 균등한 소방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역마다 다른 소방 공무원 처우와 소방 서비스 격차를 줄이고, 소방 업무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대부분이 지방직이던 소방 공무원을 2020년 4월 국가직으로 전면 전환했다.
그러나 신분만 바뀌었을 뿐 국가직 전환 이후 달라진 것은 크게 없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소방 예산의 대부분을 여전히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소방예산 8조5967억원 가운데 국비는 9238억원(10.7%)에 불과했다. 반면 지방비는 7조6728억원(89.3%)에 달했다.
소방 예산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국비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국가직 전환 직후인 2021년 소방예산 6조6893억원 중 국비는 9947억원(14.9%)이었지만, 이후 비중은 감소해 10% 내외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인건비만 놓고 보면 국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낮다. 올해 소방 공무원 인건비 6조5129억원 중 국비는 5496억원(8.4%)에 그쳤다. 소방 공무원이 국가직임에도 인건비의 90% 이상은 지자체가 떠안고 있는 셈이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가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앞에서 고(故) 김진석 소방위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0.20. jtk@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20/NISI20261020_0021496774_web.jpg?rnd=20261020142539)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가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앞에서 고(故) 김진석 소방위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0.20. [email protected]
국회 입법조사처는 "사무의 성격은 재원 부담 주체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며 "이에 따라 기획예산처는 소방 사무가 지방 사무고, 지방정부(시·도 소방본부)가 맡고 있어 지방정부가 재정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지역 간 소방 공무원의 근무 여건과 처우에서도 격차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입법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소방 공무원 1인당 담당 인구는 서울 1255명, 전남 396명으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지난해 1인당 피복비는 부산·제주 25만원, 울산 70만원으로 2.8배, 위탁 교육비는 부산 4만1000원, 충북 42만8000원으로 10배 벌어졌다.
최 청장도 "소방이 현재 국가직이지만, 예산과 인사의 구조는 여전히 시·도지사 밑에 있어 지역 간 편차가 발생하고 있다"며 "중앙에서 일부 내려주는 소방안전교부세나 국고 보조금 외에는 이것을 컨트롤할 수 있는 예산상의 기능이 현재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소방안전교부세를 통해 소방 공무원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소방안전교부세는 담배 개별소비세 총액의 45%를 재원으로 하는데, 이 가운데 담배 개별소비세 총액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이 소방 공무원 인건비로 지원된다.
그러나 담배 판매량 감소 영향으로 담배 개별소비세와 연동되는 소방안전교부세도 줄어들고 있다. 실제 정부가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을 보면 내년 소방안전교부세는 7605억원으로, 올해(1조502억원)보다 2897억원(27.6%) 감소했다.
![[부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부천 공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의 영결식이 엄수된 19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부천체육관으로 고인의 영정이 들어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6.10.19.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19/NISI20261019_0021494873_web.jpg?rnd=20261019121323)
[부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부천 공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의 영결식이 엄수된 19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부천체육관으로 고인의 영정이 들어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6.10.19. [email protected]
최 청장은 이와 관련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재원을 발굴하지 않는 한 소방안전교부세가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며 "그동안 채용한 소방 공무원들의 인건비 등은 해마다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이런 구조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소방 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인건비 등 소방 재정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마련돼야 한다는 얘기다. 교부세 감소는 노후 장비 교체나 시설 개선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면서 "소방청도 지금 소방 교부세를 늘리는 여러 가지 방안과 기타 지역 자원 시설세의 소방분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며 "재원 발굴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법처도 "소방 재정에서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근본적으로 소방 분야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화재보험금 등에 대한 부담금 부과와 소방발전기금의 설치 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도 여야 구분 없이 일제히 소방 공무원 처우 개선과 국비 지원 확대를 약속하고 나섰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소방 공무원의 헌신과 노고에 걸맞은 처우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며 소방 관련 제도 개선과 더불어 예산 확보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내년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소방 분야에 대한 국비 지원 확대와 소방 공무원 처우 개선 대책, 소방 재정 지원 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같은 당 김재섭 의원은 지난 19일 소방 공무원의 인건비를 국가가 직접 부담하도록 하는 소방재정지원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소방, 경찰 등 국민 안전을 위한 핵심 기능에 대한 대대적 정비, 보강이 필요하다"며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예산과 인력을 확충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에 전향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