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락'은 어떻게 가을의 '부산병' 됐나…부녀회 부추전과 '이틀 연속 헤드라이너' 낭만
등록 2026.10.10 15:36:53
27년 나이테 새긴 국내 최장수 록페
초유의 '이틀 연속 헤드라이너' 자처한 메가데스 등 화제 잇따라
장애인 관객 어깨로 받쳐 무대 앞까지
모든 소란 품어낸 낙동강변
펜타가 '광기의 통과의례'라면 부락은 '다정한 쉼표'
![[부산=뉴시스]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10.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10/NISI20261010_0002259798_web.jpg?rnd=20261010152809)
[부산=뉴시스]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10.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4일 성료한 '2026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축제가 끝난 뒤에도 쉬이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삼락의 강바람을 앓는 이른바 '부산병'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것은 완벽하게 계산된 기획의 산물이 아니라, 27년간 숱한 결핍과 파경을 통과해 오며 축제 스스로 터득한 너른 품에서 비롯된다.
바닷물 차오르던 다대포에서 삼락으로…결핍을 견뎌낸 27년의 나이테
2011년 삼락생태공원으로 둥지를 옮긴 뒤에도 무료 축제의 정체성을 지키다, 2019년 전면 유료화라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초기에는 적잖은 진통도 겪었지만, 탄탄해진 자생력은 대선주조 같은 향토 기업의 지속적인 후원과 맞물려 매년 4만 명 이상의 유료 관객이 모여드는 국내 최장수 음악 축제의 뼈대를 세웠다. 결여를 메우기 위해 버텨낸 시간들이 고스란히 축제의 단단한 근육이 된 셈이다.
![[부산=뉴시스]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10.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10/NISI20261010_0002259796_web.jpg?rnd=20261010152734)
[부산=뉴시스]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10.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재가 호명한 더 거대한 현존…메가데스의 헌신과 리버틴즈의 정경
손바닥 힘줄이 굳어가는 희소 질환(뒤퓌트랑 구축증)을 안고도 이틀간 세트리스트의 절반을 갈아치우며 프렛을 짓누른 예순다섯 노장의 손끝. 메탈리카 시절의 복수극('메커닉스') 뒤에 옛 동료를 향한 화해('라이드 더 라이트닝')를 이어 붙인 데이브 머스테인의 무대는, 상처를 부정하지 않고 끝내 품어 안는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인격'의 숭고함이었다.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인 브릿팝 대표주자 '리버틴즈'(리버틴스)의 무대 역시 매끈한 현대 팝이 흉내 낼 수 없는 결함투성이 낭만을 남겼다. 직접 오려 붙인 조잡한 잡지 스크랩북을 만 원에 팔고, 공연 직후 사상구의 낡은 7080 라이브클럽으로 스며들어 뒤풀이를 벌인 그들의 기행은, 소년의 반항을 지나 파경의 흔적을 훈장처럼 달고 사는 중년의 정직한 폐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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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10.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노장의 황혼과 청춘의 발화…세대를 품어 안는 음악 생태계
부녀회 부추전과 서클핏…모든 소란을 품어주는 '가을의 자리'
![[부산=뉴시스]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10.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10/NISI20261010_0002259795_web.jpg?rnd=20261010152708)
[부산=뉴시스]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10.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휠체어의 크라우드 서핑…'우정원정대'와 관객이 완성한 무경계의 연대
장애인도 축제의 들끓는 열기를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돕는 배리어프리 프로젝트 '우정원정대' 부스에서 수많은 관객이 응원의 배지를 가슴에 달았던 그 마음들이, 마침내 무대 앞 현장에서 실존의 연대로 형상화된 순간이었다. 누구도 배제되거나 시야의 변방에 고립되지 않고, 타인의 어깨를 기꺼이 받침대 삼아 함께 솟아오르는 풍경.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온전한 축제란 결국 무대 위의 음악가가 아니라, 곁에 선 타인을 밀어내지 않는 관객들의 손끝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했다.
완벽한 정답만을 요구하는 세상에서, 부락은 기꺼이 실패하고 우연에 기대며 엉성한 틈새를 내어준다. 낙동강변의 갈대밭을 스치는 서늘한 바람 속에서 그 결핍투성이 낭만을 한 번이라도 호흡해 본 이들이라면, 가을마다 지독한 '부산병'을 앓지 않을 도리가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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