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코바니 협상 결렬 후폭풍…시공사 '독박' 조건에 건설사들 신중
등록 2026.11.03 18:10:23수정 2026.11.03 19:08:23
대우건설, 결렬 이후에도 한수원에 협의 재개 요청
최종 결렬시 선투입 비용 등 법적 분쟁 가능성 남아
현대건설 "계약 조건 봐야" 삼성물산 "언급 시기상조"
![[두코바니(체코)=AP/뉴시스]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기사와 무관한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7/04/NISI20250704_0001884557_web.jpg?rnd=20250704105155)
[두코바니(체코)=AP/뉴시스]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기사와 무관한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협상이 끝내 무산되면 신규 시공사 선정부터 기존 컨소시엄이 투입한 비용의 정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대우건설이 받아들이지 못한 계약 조건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다른 건설사들도 입찰 참여를 주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수원은 지난달 29일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의 시공계약 협상 종료를 공식화했다. 약 15개월간 협상을 이어갔지만 공사비와 계약 조건 등 핵심 쟁점에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수원은 2027년 7월까지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공사비 확정 방식이었다. 한수원은 기본설계 단계에서 산출한 물량을 기준으로 공사비 총액을 확정하자는 입장이었다. 반면 대우건설은 상세설계가 끝난 뒤 실제 물량에 맞춰 공사비를 조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대우건설은 설계를 담당하지 않는 시공사가 설계 변경에 따른 물량 변동 위험까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기본설계 단계에서 공사비를 확정하면 이후 상세설계 과정에서 물량이 늘어나더라도 시공사가 추가 비용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계약 방식이 시공사에 위험을 집중시키는 이른바 '시공사 독박' 조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협상 결렬 이후에도 재협상을 공식 요구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3일 "한수원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산업부에 요청한 중재도 협상 재개를 위한 절차다. 산업부가 기존 협상 과정을 재점검하고 대우건설이 제출한 수정 제시안을 바탕으로 양측의 이견을 조율해 달라는 취지다.
대우건설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일방적인 결렬 선언과 협약 해지는 법적 분쟁 소지가 높다는 법조계 의견이 다수"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법적 대응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협상이 최종 무산되고 한수원이 신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하더라도 대우건설이 가처분 신청 등 강경한 법적 대응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이 국가 간 협력 사업인 만큼 법적 분쟁으로 전체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경우 여론 부담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수원과의 관계를 고려해 법적 대응보다는 협의를 통한 해결을 우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기존 컨소시엄이 투입한 비용을 둘러싼 문제는 남는다. 대우건설은 체코 현지와 국내에서 수십명의 인력과 물적 자원을 투입해 시공 사전 준비와 인허가 업무 등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선투입 비용은 수백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한수원이 기존 컨소시엄과의 협상을 끝내고 내년 4월 신규 시공사 입찰 공고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원전 시공 능력을 갖춘 건설사들은 입찰 참여 여부에 신중한 모습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총액이 얼마인지, 물량을 어떻게 산정하는지 세부 내용을 받아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아직 입장을 밝히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수용하지 못한 계약 조건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다른 건설사들도 입찰 참여를 꺼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두코바니 사업을 수주하면 체코 테믈린 3·4호기 등 후속 원전 사업에도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후속 사업 수주를 위한 실적과 경험을 확보하기 위해 초기 사업에서 일정 수준의 손실을 감수하고 입찰에 나서는 건설사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대형 원전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면 이를 발판으로 다른 나라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험이 생긴다"며 "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 원전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