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 리베이트 제재 미흡…'징벌적 과징금' 필요“
등록 2026.11.09 07:01:00
신고 CSO 2만곳 육박, 70%가 1인 사업자…지출보고서 90%는 ‘0건’
![[서울=뉴시스] 약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2026.10.2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28/NISI20261028_0002275877_web.jpg?rnd=20261028093332)
[서울=뉴시스] 약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2026.10.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신고제가 시행된 지 2년이 넘었지만, 낮은 진입장벽과 사후관리 부재 탓에 CSO가 불법 리베이트의 우회 창구로 쓰인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이에 리베이트가 적발되면 판촉 수수료의 최대 5배까지 과징금을 물리는 방안을 고려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하는 ‘KPBMA 포커스' 36호에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가 실렸다.
김·장 법률사무소 강한철·이환범·권혁찬 변호사가 쓴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관리·감독 체계 강화 및 유통질서 정상화 방안'이 그것으로, CSO 관리·감독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8가지 입법·정책 대안을 담았다.
CSO는 제약사가 영업·마케팅 업무의 전부나 일부를 외부에 맡기는 판매대행 조직이다. 2014년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시행되면서 일부 제약사가 형사처벌과 행정처분 위험을 외부로 돌리는 수단으로 CSO를 활용했고, 이 과정에서 CSO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신고된 CSO는 1만5000~2만곳으로, 정부가 처음 예상한 규모의 3배를 넘는다. 이 가운데 약 70%는 직원 1명 규모의 영세 사업자다. 친인척 명의로 1인 법인을 여러 개 세워 매출을 나누고 규제를 피하는 '페이퍼 컴퍼니'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구조도 문제로 꼽힌다. 제약사가 CSO에 주는 업계 평균 수수료율은 약 37% 수준으로 알려졌다. 특정 품목은 60~75%에 이르고, 신규 처방액 전액을 지급하는 ‘100대100 프로모션' 관행까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위탁받은 업무를 하위 CSO에 다시 맡기는 다단계 재위탁도 만연하다.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의 2024년 지출보고서 실태조사에서는 보고서를 낸 CSO의 약 90%가 '경제적 이익 제공 내역 0건'으로 보고했다.
해외 주요국 가운데 한국처럼 CSO를 별도 업종으로 보고 신고제나 등록제를 운영하는 곳은 없다.
일본은 MR 인정센터가 운영하는 ‘MR 인정제도'를 통해 300시간 이상의 교육과 전국 통일 시험을 거치도록 한다. 민간 자격이지만 2024년 기준 활동 CSO의 98.2%가 인정을 받았다. 미국은 반리베이트법(AKS)상 면책을 받으려면 처방량이나 매출에 연동되지 않는 보수 구조를 갖춰야 한다. 위반하면 허위청구법(FCA)에 따라 실제 손해액의 3배에 달하는 배상금이 부과된다.
영국은 제약산업협회(ABPI) 자율규약으로 고정 기본급 지급을 의무화하고, 판매 비례 수당이 보수에서 과도한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게 했다. 독일은 의약품법으로 의약정보담당자에게 약학·의학 등 전공이나 국가 공인 시험 합격을 요구하며, CSO 소속 인력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법정 교육이 신규 종사자 24시간, 기존 종사자 연 8시간에 그치는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현행 약사법상 CSO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면 1차 위반 때 형사처벌과 함께 업무정지 1개월 처분을 받는다. 제약사가 판매업무정지 3개월에 약가 인하 처분까지 받는 것과 비교하면 제재가 가벼운 셈이다.
보고서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리베이트 적발 시 '해당 의약품 판촉 수수료 전액' 또는 '수수료의 최대 3~5배'를 상한으로 하는 징벌적 과징금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자격 요건 강화도 제시됐다. CSO 인력의 전부나 일정 비율 이상을 의약학 전공자, 약사, 제약사 경력자, MR 자격 보유자로 구성하게 하자는 것이다.
다단계 재위탁은 원천 금지하거나 횟수를 제한하면 계약자유 원칙 침해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대신 민법 제120조의 복임권 법리를 원용해 재위탁 때 제약사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하고, 수탁자에게 하위 CSO 관리 책임을 지우는 방안을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들 변호사는 "음성적 CSO에 의존하는 단기적 처방 증대 경쟁은 제약기업의 건전한 R&D 투자 여력을 잠식하고 산업 전반에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각 방안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함께 추진할 경우 CSO 시장 정상화와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이라는 목표를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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