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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대 총장 "집단 성폭행 사건 깊이 유감…사람들 분노 이해해"

등록 2026.10.15 08:01:25수정 2026.10.15 08:03:00

"지역사회 신뢰 잃었다는 지적 충분히 들어"

성폭력 대응 부실 논란…이달 말 불신임 투표

[이타카=AP/뉴시스] 2026년 9월28일 미국 뉴욕주 이타카에 코넬대학교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2026.09.28.

[이타카=AP/뉴시스] 2026년 9월28일 미국 뉴욕주 이타카에 코넬대학교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2026.09.28.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학교의 마이클 코틀리코프 총장이 교내 남학생 사교 클럽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피해 사실을 알고도 수개월간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고 후속 조치를 확인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학 측의 대응 부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코틀리코프 총장은 1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제인 도가 코넬에서 겪은 일은 제가 개인적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라며 "캠퍼스 전체가 그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인 도는 피해 여성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 가명이다.

그는 피해 여성이 2024년 11월 성폭행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한 직후 사건을 알게 됐지만, 이후 수개월간 피해자에게 연락하거나 피고인들이 처벌받았는지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이 대학을 중퇴한 사실도 지난달 소송이 제기될 때까지 몰랐다고 말했다.

코틀리코프 총장은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을 충분히 들었다"며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 나는 그 분노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 제기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90분간의 인터뷰에서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과 대응을 둘러싼 비판을 인정했지만,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소송은 남학생 사교 클럽 치 파이(Chi Phi) 소속 회원 7명이 2024년 10월 클럽 회관에서 열린 파티에서 피해 여성에게 케타민 복용을 강요한 뒤 집단 성폭행했다고 주장한다. 소송에 이름을 올린 남성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형사 기소된 사람은 없다.

지난달 16일 제기된 소송은 대학의 성폭력 대응 체계와 캠퍼스 내 성적 동의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촉발했다. 코넬대 교수평의회는 이달 말 코틀리코프 총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코틀리코프 총장은 대학이 성폭력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5년 2월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총장 직속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올해 초 모든 신입생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과 방관자의 책임에 관한 교육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소한 문제를 위해 총장 직속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지는 않는다"며 대학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코틀리코프 총장은 자신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피해 여성의 주장과 조사 결과를 둘러싼 전체적인 상황을 이달 초까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NYT는 2025년 대학의 성차별 금지법인 타이틀 IX(Title IX) 위반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1000쪽이 넘는 기밀 기록을 토대로 보도했다.

코틀리코프 총장은 학생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조사가 독립적으로 진행되도록 했으며,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따로 묻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보다 지금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이틀 IX 전문가들은 대학 총장이 정당한 기관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 완료된 조사 기록을 검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이틀 IX 변호사이자 자문가인 스콧 슈나이더는 일반적으로 대학 총장이 완료된 조사 파일에 접근할 수 있으며, 시민권법이나 학생 사생활 보호법도 그러한 접근을 막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타카=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의 코넬대학교에서 학생들이 2024년 발생한 남학생 사교클럽 건물 집단 성폭행 의혹에 대한 대학 측의 당시 대응에 항의하면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6.10.06.

[이타카=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의 코넬대학교에서 학생들이 2024년 발생한 남학생 사교클럽 건물 집단 성폭행 의혹에 대한 대학 측의 당시 대응에 항의하면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6.10.06.

코틀리코프 총장은 "톰킨스 카운티 지방검사가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때도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돌이켜보면 피해 여성이 대학을 자퇴했을 때 자신에게 알려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 자체 조사에서는 사교 클럽 회원 2명이 제적되고 2명이 정학 처분을 받았다. 이미 졸업한 회원 1명은 캠퍼스 출입이 금지됐으며, 나머지 회원들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분을 받았다.

학교 측은 추가 대책도 발표했다. 코틀리코프 총장은 인터뷰 직후 남은 학기 동안 남학생 사교 클럽 회관에서 파티를 금지하고, 성폭력 사건 수사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캠퍼스 경찰에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은 고등학교 상담 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코넬대 지원을 추천하는 데 복잡한 심경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대학에 보낸 학생들에게 심리 및 영적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틀리코프 총장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대학이 성폭력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려를 경청하고 구체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이 자녀의 안전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에게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는 설명이다.

코넬대는 지난주 샐리 예이츠 전 미국 법무장관 대행을 임명해 이번 사건의 처리 과정을 독립적으로 검토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코틀리코프 총장과 함께 인터뷰에 참석한 이사회 의장 앤 스몰링은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예이츠 전 대행에게 충분한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코넬대가 성폭력 예방과 대응 분야에서 선도적인 대학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코틀리코프 총장은 "코넬대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가 이 분야를 선도하고 적절하게 대응한 대학으로 인정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가 임기 중 내가 직면한 과제"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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