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 막겠다며 신설됐지만…흉기소지 '전조증상'에도 구멍
등록 2026.10.15 06:00:00
전과 9범 A씨, 보호관찰 도중 최근 '흉기소지' 입건
이상동기 범죄 막겠다며 작년 신설됐지만 무용지물
전문가 "경찰·보호관찰소 실시간 정보 공유 필요"
"처벌만으론 한계…정신 건강 관리에 역량 쏟아야"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마트 식당가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과 소방대원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2026.10.13.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13/NISI20261013_0021487198_web.jpg?rnd=20261013153923)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마트 식당가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과 소방대원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2026.10.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김혜림 인턴기자 = 인천 남동구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피의자가 지난달에도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로 경찰에 입건됐으나, 불구속 수사를 받다가 이번 범행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국회는 반복되는 이상동기 강력범죄를 예방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를 신설했지만, 이번 참극을 막지 못했다.
칸막이 행정으로 인한 경찰과 보호관찰소 간 정보 공유 시차, 인력 부족 등 제도적 공백과 한계가 문제로 거론된다.
15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남동구 구월동의 복합상가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10명을 다치게 한 A(59·남)씨에게 살인미수 등 9건의 범죄 전력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5년 2월 이혼한 전 부인을 흉기로 찔러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올해 8~9월 인천의 한 병원 앞에서 진료에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인천 계양경찰서에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나아가 A씨는 법무부 보호관찰 대상이었다. 보호관찰이란 범죄인을 수용시설에 가두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도록 하면서 보호관찰관을 통해 준수사항을 지키게 하는 제도다. 이번 범행 당시 A씨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다.
이처럼 여러 개의 전과를 보유하고, 보호관찰을 받으며 흉기소지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던 A씨가 이번 범행에 이르렀단 사실이 알려지자 고위험 대상자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흡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2023년 신림역·서현역 살인 사건, 2024년 일본도 살인 사건 등 이상동기 강력범죄가 이어지자 정부는 공공장소 흉기소지죄 신설을 추진했다. 강력 사건이 발생하기 전 전조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 법으로는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 특수협박죄는 피해자가 특정되고,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했다. 흉기의 경우 '숨겨서 소지한 경우'만 경범죄 처벌법을 적용해 최대 10만원의 벌금 부과가 가능했다.
지난해 4월 공공장소 흉기소지죄가 신설되면서 도로나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흉기를 소지하고, 이를 드러내 공중의 불안감을 일으킬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가 가능해졌다. 주거가 일정한 경우에도 체포할 수 있고, 범행도구 압수가 가능해졌단 점도 차이점이다.
하지만 A씨가 무차별 흉기난동을 벌이기까지 과정에서 어떤 안전장치도 작동하지 않으면서 법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전날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14일 인천 남동구의 한 다중 이용시설에서 순찰을 하고 있다. 2026.10.14.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14/NISI20261014_0021488744_web.jpg?rnd=20261014151049)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전날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14일 인천 남동구의 한 다중 이용시설에서 순찰을 하고 있다. 2026.10.14.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경찰과 보호관찰소 간 실시간 정보 공유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의 원인으로 우선 지목했다.
박미랑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은 현장에서 입건한 피의자의 전과 정도는 확인할 수 있지만, 재범의 위험성 등을 당장 판단하긴 어렵다"며 "그래서 보호관찰소와 경찰 간 정보 공유가 더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사건 처리 시 피의자가 보호관찰 대상인 것으로 확인되면 관할 보호관찰소에 관련 사실을 통보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안에 따라 1~2주가량 통보가 지연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는 "보호관찰 제도는 협력 체계가 중요하다. 하지만 인력은 부족하고, 전자장치(전자발찌) 기술 고도화 작업도 지지부진하다"며 "인력이나 예산을 확대하는 데에 사회적인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범죄 고위험군을 사전에 완벽히 걸러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구성원의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일에 사회적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형사·사법체계를 강화하는 것만이 아니라, 의료·복지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흉기소지죄가 신설돼 경찰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단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로 인해 범죄 예방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흉기 난동 사건 특성상 정신질환자를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흉기를 소지했다는 것만으론 구속의 사유로 인정되지도 않고, 정신질환에 의한 경우가 많다"며 "경찰의 현행 응급 입원만으론 전문성과 인프라에 한계가 있다. 다른 의료기관, 지자체 등과 연계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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