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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떡볶이 노포 따라 걷는 서울 ②잉꼬네떡볶이

등록 2026.10.20 07:01:00

‘잉꼬네떡볶이’의 떡볶이. 납작만두가 보인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잉꼬네떡볶이’의 떡볶이. 납작만두가 보인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오래된 떡볶이집에는 연륜만큼이나 사람들의 추억이 켜켜이 쌓여 있다.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달려와 수다를 떨며 떡볶이와 어묵을 먹던 중고생들, 점심시간이면 이만한 가성비가 어디에 있냐며 정장이나 유니폼 차림으로 김밥은 물론 떡볶이까지  거리낌 없이 먹던 회사원들, 야심한 시각 하루의 고된 일과를 마치고 찾아와 떡볶이로 스트레스를 날리고 순대로 영양을 보충하던 공사장 인부들….

흔하다면 흔한 떡볶이 한 그릇이지만, 서울의 생활문화와 역사를 들여다보는 여행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김병민)은 가을을 맞아 서울시가 선정한 ‘오래가게’ 떡볶이 노포 7것 중 4곳을 골라 이들을 중심으로 주변 명소 까지 함께 둘러보는 '미식 여행'을 제안한다.

서울관광재단은 서울을 여행하며 돌아보기 좋은 곳을 임의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래가게는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서울시가 2017년부터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간직한 상점을 발굴해 온 사업이다. 2024년 선정 범위를 음식점까지 확대했다.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조인서 인턴 기자 = 서울 중랑구 용마산로120길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잉꼬네떡볶이’는 1978년부터 망우동 일대 주민들의 입맛을 지켜온 분식집이다.

과거 이 지역에는 학교 7곳이 모여 있어 학생들을 주 고객으로 한 떡볶이 포장마차촌이 형성됐다.

잉꼬네떡볶이는 당시의 분식 문화를 간직한 가게 중 하나다. 커다란 솥에서 주인이 직접 끓여낸 옛날식 떡볶이를 판다.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다시 아들에게로 이어진 3대의 손맛이 이 집의 자랑이다.

가장 큰 특징은 떡볶이를 끓일 때 잘게 썬 깻잎을 넣는다는 점이다. 깻잎 향이 진한 양념에 스며들어 국물에 산뜻함을 더한다.

테이블에 놓인 후춧가루를 취향에 따라 뿌려 먹는 것도 이 지역에서 이어져 온 방식이다. 후추의 알싸한 향이 양념의 매콤함과 어우러져 칼칼한 맛을 만든다.

떡볶이 국물을 흠뻑 머금은 납작만두, 양념에 찍어 먹는 꼬마김밥도 별미다.

삶은 계란을 숟가락으로 으깨 국물과 비벼 먹으면 학창 시절 즐기던 분식집의 추억이 되살아난다.
‘잉꼬네떡볶이’의 떡볶이 솥. (사진=서울관광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잉꼬네떡볶이’의 떡볶이 솥. (사진=서울관광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식사를 마쳤다면 201·202번 버스로 두 정거장 거리인 중랑구 망우로91길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향해 보자.

1933년 ‘망우리 공동묘지’로 조성됐던 이곳은 1973년 신규 매장을 중단한 뒤 산책로와 문화시설 등을 확충해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이 잠든 역사 공간이자 시민들의 휴식처로 탈바꿈했다.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고, 2021년 10월에는 명칭도 지금의 것으로 바뀌었다.

이곳에는 한국 근현대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들도 잠들어 있다.

독립운동가·시인·승려 만해 한용운(1879~1944)가 대표적이다. 1919년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자 시집 ‘님의 침묵’을 남긴 그다.

1923년 아동잡지 ‘어린이’를 창간하고 ‘어린이날’ 제정과 어린이 인권 향상에 앞장선 소파 방정환(1899~1931)도 안장돼 있다.

‘황소’로 유명한 화가 이중섭(1916~1956)과 ‘목마와 숙녀’를 쓴 시인 박인환(1926~1956)의 묘역도 있다.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 내 유관순 열사 합장묘로 향하는 길. (사진=서울관광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 내 유관순 열사 합장묘로 향하는 길. (사진=서울관광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공원에는 1936년 ‘이태원 공동묘지’의 무연고 분묘 약 2만8000기에서 수습한 유해를 화장해 망우리로 옮겨 합장한 뒤 세운 ‘이태원묘지 무연분묘 합장비’도 있다.

1919년 충남 천안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1902~1920) 열사의 유해 역시 이곳에 합장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 열사는 1920년 서대문감옥에서 순국한 뒤 이태원 공동묘지에 묻혔다. 당시 일제의 감시 속에 묘비를 세우지 못했고, 1936년 공동묘지 정비 과정에서 묘소가 확인되지 않아 무연고 분묘로 처리됐다.

공원에는 역사적 인물들의 생애를 소개하는 안내 시설과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망우저류조에서 약 680m 무장애 보행로 ‘망우동행길’을 따라 올라가면 전시관, 교육실, 카페, 전망 공간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중랑망우공간’이 나온다.

‘중랑전망대’에 오르면 망우산 주변과 서울 도심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약 4.7㎞의 순환산책로 ‘사색의 길’은 울창한 수목 사이로 이어진다. 숲길을 걸으며 역사적 인물들의 묘역을 둘러볼 만하다.

공원을 찾아갈 때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11월까지 경의·중앙선 양원역 부근과 7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 상봉역 부근에서 각각 하루 7차례 운행한다.
서울 중랑구 ‘용마랜드’의 회전목마. (사진=서울관광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중랑구 ‘용마랜드’의 회전목마. (사진=서울관광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조금 더 색다른 장소를 찾고 싶다면 잉꼬네떡볶이에서 도보 약 20분 거리인 중랑구 망우로70길 ‘용마랜드’가 어떨까.

1983년 개장한 이 놀이공원은 2011년 폐장했다.

하지만 옛 놀이기구를 남겨 놓은 채 민간에서 여전히 관리하는 덕분에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의 촬영지로 새로운 인기를 얻었다.

멈춰 선 회전목마 등 빛바랜 놀이기구, 오래된 시설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일반적인 놀이공원에서는 느낄 수 없는 복고풍 정취가 매력이다.

그룹 ‘트와이스’(TWICE)의 ‘OOH-AHH하게(우아하게)’ 뮤직비디오, 그룹 ‘엑소’(EXO)의 앨범 재킷 촬영 등이 이곳에서 이뤄졌다. 가수 아이유, 그룹 ‘레드벨벳’(Red Velvet) 등도 이곳을 촬영 배경으로 활용했다.

이제 용마랜드를 찾는 사람들은 놀이기구를 타는 대신 사진을 남긴다. 특히 국내외 K팝 팬들은 ‘최애’가 촬영했던 장소에서 같은 구도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옛 놀이공원이 세월을 간직한 촬영 명소로 새로운 생명을 얻은 셈이다.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다. 촬영·대관 일정에 따라 입장이 제한될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하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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