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밥상지기' 최불암 "사람에겐 귀소본능 있죠"
등록 2026.11.01 22:55:50
KBS 추모 영상 '밥상지기 최불암, 당신을 기억합니다'
![[서울=뉴시스] 최불암. (사진 = KBS 1TV 특집 다큐 '밥상지기 최불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2편 캡처) 2026.1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1/01/NISI20261101_0002279790_web.jpg?rnd=20261101224801)
[서울=뉴시스] 최불암. (사진 = KBS 1TV 특집 다큐 '밥상지기 최불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2편 캡처) 2026.11.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29일 87세를 일기로 별세한 배우 고(故) 최불암이 14년간 지킨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단순한 미식 기행이 아니었다. 문명의 겉치레를 벗겨낸 자리에서 맨몸으로 삶을 버텨내는 보통 사람들의 거친 손을 맞잡는 순례였고, 결핍투성이인 세상의 모서리를 더운 김으로 메우는 생의 연대였다.
1일 방영된 KBS 추모 영상 '밥상지기 최불암, 당신을 기억합니다'에는 그가 길 위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체온이 고스란히 담겼다. 눈 덮인 오대산의 칼바람과 위태로운 뗏목 물살을 마다치 않았고, 시골 마을버스에 올라 운전기사에게 허리 굽혀 인사를 건네던 소탈함은 권위를 털어낸 대배우의 온기였다. 10년간 소식이 닿지 않던 미국에 있는 딸의 영상 편지를 휴대전화에 담아와 시골 노모에게 쥐여주며 함께 눈시울을 붉히던 모습은 연출된 위로가 아닌 살 부비는 이웃의 다정함이었다.
역사의 그늘 앞에서는 기꺼이 무릎을 꿇었다. 1903년 하와이로 건너와 뉴욕에서 막노동을 하면서도 고국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부쳤던 무명 한인들의 쓸쓸한 묘역. 100년 가까이 찾아오는 이 없던 비석 앞에 그는 차가운 흙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올리고 고향을 대신해 따뜻한 밥과 김치를 올렸다.
"너무 늦었습니다.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셨습니까." 생전 고인은 해외 동포들이 이 밥상에 열광한 이유를 '귀소본능(歸巢本能)'이라 짚었다.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면 부둥켜안고 울던 우리 조상들처럼, 고향의 하늘과 사람과 음식이 그립기 때문"이라는 고백이었다.
브라운관 속 박 반장('수사반장')과 김 회장('전원일기')을 넘어, 길 위에서 만난 서민들에게 가장 따뜻한 고향이 돼줬던 고인은 2일 영면에 든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장례미사를 봉헌한 뒤, 45년을 헌신한 초록우산 본부에서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고 경기 파주 동화경모공원에서 영원한 안식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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