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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 사법부 외풍 '동물농장' 비유…"부당한 공격 맞서야"

등록 2026.10.30 19:53:56

조지 오웰 소설 '동물농장' 벤자민에 비유

"사법부 독립 위태…부당한 공격엔 맞서야"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10.3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10.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현직 판사가 검찰청 폐지와 대법관 증원,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감사 추진 등 법조계를 둘러싼 급격한 변화를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대며, 사법부를 향한 외풍 앞에 침묵하는 내부를 향해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찬용(사법연수원 44기)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소설 동물농장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1945년 출간된 동물농장은 러시아 혁명 이후 스탈린 독재를 풍자한 소설이다.

이 소설 세계관에서 동물농장의 지배계층인 돼지들은 '동물 7계명'을 도입하고 자신들의 특권과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 계명들을 교묘하게 수정·파기해 나간다.

초기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등의 원칙이 담긴 동물 7계명이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는 단 하나의 계명으로 바뀌는 식이다.

성 판사는 소설 속 등장인물인 늙은 당나귀 '벤자민'의 모습에서 글을 시작했다. 벤자민은 동물농장에서 가장 똑똑하고 권력자들의 부패와 원칙의 변질을 잘 파악하고 있지만,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인물이다.

성 판사는 "요즘 벤자민의 모습에서 자꾸만 제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하다"며 "검찰의 폐지, 대법관 증원, 법 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의 도입,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 및 국정조사 시도와 같은 일련의 변화와 심각한 혼란 속에서, 단 한 줄로 요약 되어버린 동물 7계명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또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공격과 비난을 당하고, 목적이나 의미를 알기 어려운 입법과 여론전이 난무하다"며 "국민의 인권과 직결되는 형사사법체계가 검찰 출신인 저조차 제대로 알 수 없게 바뀌는 등 사법부의 독립이 위태롭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작 법원 내부는 너무나 조용하다"며 "최근 이루어진 일련의 변화들을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고 모든 국민을 위한 발전적인 것’으로 단언할 수 있는 분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법 앞의 평등'을 지키기 위해서 사법부의 독립이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는 것은 누구든 공감하시리라 믿는다"며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무언가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알면서도, 그것을 외면하고 순응하는 것만큼 비겁한 일은 없다"며 "법관은 모든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사법권의 독립을 지켜나간다는 말이 자꾸만 떠오르는 하루"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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