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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집 못 구해 난리인데…정부 공적 주택 10만호 공급은 언제

등록 2026.10.27 06:00:00수정 2026.10.27 06:34:25

서울 아파트 전셋값 88주 연속 상승…매물은 1년 새 15.2% 감소

성북·노원 등 외곽 두 자릿수 상승…계약 만료 앞둔 세입자 '막막'

공적 주택 10만호 공급 계획에도 서울 물량·아파트 확보가 관건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 셋째 주보다 10.41% 상승했다. 같은기간 전셋값도 9.96% 올랐다. 2026.10.1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 셋째 주보다 10.41% 상승했다. 같은기간 전셋값도 9.96% 올랐다. 2026.10.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사는 이모(50)씨는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3억원 올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집주인은 직접 들어와 살 가능성도 내비쳤다. 자녀 교육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 어려운 이씨에게는 보증금 인상분을 마련하는 것도, 새 전셋집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사정을 설명하자 집주인은 보증금을 올리지 않는 대신 월세를 매달 200만원 더 내라고 했다. 계약을 연장하더라도 주거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씨는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 전세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하지만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에게는 당장 집을 구하는 일이 급하다"며 "시장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보증금과 월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전셋값이 오르고 매물이 줄면서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들의 선택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보증금을 올려주려면 목돈을 마련해야 하고,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월세를 추가로 부담하거나 다른 전셋집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기존 주거지 주변에서 비슷한 조건의 전셋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에게는 전세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는 셈이다.

정부는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장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들은 새로운 전셋집을 구하는 것부터 막막한 상황이다. 주택 공급 확대가 실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주거비와 이주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시장 안정에 대한 정부의 기대와 달리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전셋값 상승률 매매 웃돌아…서울 외곽도 두 자릿수 상승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88주 연속 상승하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전셋값 상승 속도가 과거 전세대란 시기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 셋째 주(19일 기준)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누적 8.7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8.63%)을 0.10%포인트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셋값 상승률(2.17%)과 비교하면 올해 상승 폭은 약 4배에 달한다.

서울 외곽 지역의 전셋값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성북구는 올해 들어 14.93%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노원구도 14.31% 상승했다. 도봉구(11.40%), 강북구(11.27%), 성동구(11.24%), 금천구(10.05%), 송파구(10.04%) 등 7개 자치구에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강남구(2.26%)와 서초구(3.59%)는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작았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실거주 의무 강화가 전세난을 심화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여기에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까지 강화되면서 집주인의 실거주 유인이 커져 전세 매물 공급이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전세 매물 감소도 수급 불균형을 키우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1093건으로 1년 전보다 15.2% 줄었다. 임차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물이 감소하면서 전셋집을 구하기가 한층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7월 127.5를 기록해 2021년 1월(131.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간 임대사업자 규제와 실거주 요건 강화를 전세 물량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하자, "규제 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 구역은 서울과 일부 경기도에 국한돼 있는데 문제는 그런 규제가 없는 지방에서도 전월세 매물이 감소하고 있고 월세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화 현상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만으로 설명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홍 장관은 또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전세 제도 소멸'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메가 트렌드라고 본다"고 답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2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23. [email protected]


공적 주택 10만호로 전세난 잡을까…서울 물량·주택 유형이 관건

서울 전세난이 심화하자 정부는 2027년 말까지 수도권에 공적 주택 1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공공임대 등을 활용해 전세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을 얼마나 신속하게 확보하느냐가 정책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국토부는 내년 말까지 수도권에 공적 주택 10만호를 입주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형별로는 전세임대가 4만5000호로 가장 많고 매입임대와 공공분양, 건설임대 등이 뒤를 잇는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는 공공매입임대주택을 2027년까지 사실상 제한 없이 매입하는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확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비교적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전세시장 불안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계획한 물량을 실제 입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전세임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맺은 뒤 입주자에게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주택을 새로 짓지 않고 기존 주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집주인의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인이 LH의 계약 절차와 조건 등을 부담스럽게 여기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급 물량이 세입자들이 원하는 주택 유형과 지역에 집중될지도 관건이다. 올해 4분기 공급 예정인 공공임대 약 5000가구 가운데 서울 물량은 100가구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 수요가 집중된 서울의 공급이 제한적이라면 수도권 전체 공급 규모가 늘더라도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매입임대의 주택 유형도 과제다. 매입임대는 기존 주택을 사들여 임대하는 방식으로, 빌라와 오피스텔 등이 주요 공급 대상이다. 이들 주택을 찾는 수요도 있지만, 아파트를 선호하는 세입자들의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전세난이 심한 지역에서 아파트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공공임대의 체감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공적 주택 공급 대책의 실효성은 발표한 물량의 규모보다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전세 매물이 부족한 서울과 수요가 집중된 지역에 적절한 유형의 주택을 공급하지 못하면 정부의 공급 목표와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주거 안정 사이의 간극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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