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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부터 글로벌 은행까지…국경 없이 번지는 해킹 공포

등록 2026.11.02 11:03:56수정 2026.11.02 12:02:24

글로벌 금융권 사이버 공격 동시다발…바이낸스·비트겟 대규모 자산 탈취

국내 금융권서도 보안 사고 줄줄이…"AI 기반 실시간 탐지·선제적 차단 필요"

[서울=뉴시스] 사진은 해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2026.10.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은 해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2026.10.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최근 국내외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사기가 잇따르면서 금융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주요 은행에서 해킹에 따른 이용자 정보 유출 피해가 확인된 데 이어 해외에서는 AI를 활용한 대규모 금융기관 공격과 음성 복제 사기 등이 보고됐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대규모 자산 탈취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권 전반의 보안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은행부터 해외 금융사까지…AI 활용 사이버 공격 확산

2일 금융업계와 보안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에서 AI를 활용한 금융권 공격 사례가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

보안업체 스트레이커에 따르면 해킹 조직 사이버카르텔은 클로드, 그록, 키미 등을 기반으로 한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중남미 지역 은행과 결제업체 등 400곳이 넘는 금융기관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AI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지시를 바탕으로 여러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해커들은 이를 활용해 금융기관의 보안 취약점을 탐색하고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AI 음성 복제 기술을 활용한 금융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이탈리아 대형 은행 인테사 산파올로의 프라이빗뱅킹 자회사 피데우람은 지난 2월 최고경영자(CEO) 등을 사칭한 사기 공격으로 약 9500만유로를 해외로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장은 CEO를 사칭한 왓츠앱 메시지를 받은 데 이어 법률사무소 파트너를 사칭한 인물과 통화했다. 이 과정에서 AI로 복제한 음성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에서도 금융자산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 위험이 커지고 있다. 호주 신호국(ASD)에 따르면 2025~2026회계연도 사이버 보안 관련 경보는 4400건을 넘어 전년보다 약 80% 증가했다. 특히 대규모 자산이 쌓여 있는 연금 계좌가 주요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신한, KB국민, 하나, BNK부산은행 등 주요 은행에서 해킹 공격에 따른 이용자 정보 유출 피해가 잇따라 확인됐다. 이후 저축은행과 캐피털사에서도 피해 사례가 드러났으며, 토스뱅크와 일부 보험사에서는 유사한 공격 시도가 포착됐다. 특히 주요 은행을 겨냥한 공격에서 동일한 인터넷주소(IP)의 흔적이 발견됐다. 중국어 기반의 AI 자율형 침투테스트 도구인 아르텍스(ARTEX)가 활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가상자산 거래소도 잇단 해킹…바이낸스 8조4000억원 피해 추산

가상자산 거래소도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됐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대규모 가상자산 탈취 사고가 발생했다. 바이낸스가 추산한 피해 규모는 약 63억달러(약 8조4000억원)다.

바이낸스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개발·운영(DevOps)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침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격자가 이를 통해 서비스 컨테이너에 접근한 뒤 승인되지 않은 출금 거래를 실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까지 가상자산 지갑의 개인키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지난 1일(현지시각) 기준 해킹 피해와 관련해 약 6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보전했다고 밝혔다. 보안 점검과 복구 작업을 진행하면서 중단했던 출금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재개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24일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겟에서도 대규모 자산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비트겟에 따르면 당시 핫월렛과 웜월렛에서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최초 발표된 피해액은 3억5160만달러였다. 이후 공격자 주소로 이동한 자산 규모는 약 3억9006만달러로 집계됐다. 비트겟은 북한 해킹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지만,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은 공격 주체를 북한으로 확정하지 않았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보안 사고가 이어졌다. 국내 소형 가상자산 거래소 프라뱅에서는 지난달 24일 외부 비인가자의 접근으로 약 1억원 규모의 자산 피해가 발생했다.

프라뱅은 당시 핫월렛(온라인에 연결된 가상자산 지갑)에서 비정상적인 출금을 감지한 직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점검 과정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자 회원 자산 보호를 위해 거래소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프라뱅은 관계 기관에 사고 사실을 신고하고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이용자 피해는 회사 자산으로 전액 보전할 예정이다.

"AI 해킹은 AI로 막아야"…실시간 탐지·선제적 차단 강조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잇따르면서 기존 보안 체계의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AI가 보안 취약점 탐색과 악성코드 개발에 활용되면서 공격이 발생한 이후 대응하는 방식만으로는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전 대통령비서실 사이버특별보좌관)은 "이제는 AI를 활용한 해킹을 AI로 막아야 하는 시대"라며 "공격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AI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위협을 먼저 탐지하고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능동적인 보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원칙을 기반으로 접근 권한을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AI를 활용한 위협 탐지와 차단 기술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술적 대응뿐 아니라 AI 해킹 시대에 맞춰 관련 법과 제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산 보안 기술 개발과 표준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임 교수는 "국책 연구기관과 국내 보안기업들이 협력해 보안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서로 다른 시스템을 연결할 수 있는 어댑터를 개발해야 한다"며 "이를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기업들에 제공하면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 국내 보안 역량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딥시크처럼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경쟁력 있는 AI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국내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보안 체계를 구축해 기업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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