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집값 갈랐다…경기 남부 집값 상승률 격차 12배
등록 2026.11.03 06:00:00수정 2026.11.03 07:14:24
고소득 가구 비중 높은 상위 10곳 집값 11.23%…하위 10곳 0.90%
대출 규제에 자기자금 비중 59%…증여·상속·주식 매각 자금도 늘어
"소득·자산 여력 있는 수요자 중심 경기 지역 상승세 이어질 것"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경기남부에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보다 1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일자리가 밀집한 지역에 직주근접 수요가 몰린 데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자기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수요자가 주택 매수에 유리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2025년 경기도 사회조사와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경기남부 20개 시 가운데 월평균 가구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 비중이 높은 상위 10곳의 올해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평균 11.23%로 집계됐다.
반면 하위 10개 지역의 평균 상승률은 0.90%에 그쳤다. 상위 지역의 상승률이 하위 지역보다 약 12.5배 높은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과천·성남 등이 속한 상위 5곳이 평균 10.98% 올랐다. 화성·수원 등이 속한 차상위 5개 지역의 상승률은 11.47%였다.
반면 김포·부천 등이 포함된 11~15위 지역은 3.66% 오르는 데 그쳤고, 평택·이천 등이 포함된 하위 5개 지역은 오히려 평균 1.86% 하락했다.
이 같은 격차는 주택 매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 방식에서도 나타났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금융기관 대출에 의존하기보다 예금이나 자산 처분대금, 증여·상속 등 자기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수요자의 매수 여력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기 지역에서 집을 살 때 자기자금을 활용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국토교통부의 자금조달계획서 집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경기도 전체 주택 매수자금에서 자기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9.0%로 지난해 연간 54.1%보다 4.9%포인트 상승했다.
자기자금은 금융기관 예금과 주식·채권·가상화폐 매각대금, 증여·상속, 현금 등 그 밖의 자금, 부동산 처분대금 등을 합친 금액이다. 본인이 저축한 돈뿐 아니라 증여받거나 기존 부동산을 처분해 마련한 자금도 포함된다.
전체 매수자금에서 주식·채권 매각대금 비중은 지난해 2.4%에서 올해 4.6%로, 증여·상속은 3.0%에서 4.6%로 확대됐다. 두 항목을 합친 비중은 5.4%에서 9.2%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로 서울 주택 매입이 어려워지면서 자산이나 소득 수준이 높은 경기 지역으로 수요가 쏠린 것으로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 내에서 소득 수준이 높고 그 동네에서 좋은 곳들을 중심으로 오른 것"이라며 "2024년 상반기부터 지금까지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점점 바깥으로 확대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전고점 대비 반등과 상승의 여파가 외곽으로 확대되는 와중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더해지면서 가중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대출이 어려워지자 자기 자본과 소득에 여유가 있는 매수자 중심으로 수요가 쏠린 것이고, 앞으로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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