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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판사, 조희대 국조에 "與, 내란 우두머리와 무엇이 다른가"

등록 2026.11.02 19:44:09

법원 내부망에 '여권 관계자분들께' 글 올려

李 파기환송 비판하면서도 여권 행보 질타

여권 국정조사 추진에 판사들 비판 움직임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이 열린 가운데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26.11.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이 열린 가운데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26.11.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현직 부장판사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여권을 향해 "현실적이지 못한 내란 세력 복귀 가능성을 핑계로 헌법상 권한을 남용한다면 내란 우두머리와 다를 게 뭔가"라는 글을 법원 내부망에 올렸다.

여권의 사법개혁과 조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를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댄 판사의 글을 시작으로 법원 내부에서 공감을 표하는 목소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욱도(사법연수원 31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여권 관계자분들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 부장판사는 대선을 앞둔 지난해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상고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점을 언급하며 "(여권 관계자들이 느꼈을) 충격과 공포, 분노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대법원이 우리 숨통을 끊으려 정치판에 뛰어들었다고 느끼셨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사법개혁 3법(법 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을 언급하며 "입법과정은 온당하지 못했고 특히 법 왜곡죄는 위헌임이 분명하다고 보지만 대법원이 숙의를 건너뛰고 편파의 의견을 띈 초유의 판결로 불신을 산 업보이니 자업자득이라고 체념했다"고 적었다.

정 부장판사는 연이어 대법관 임명·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의 갈등을 언급하며 여권을 비판했다.

그는 "그래도 (여권은) 아직 마음이 안 놓이셨나 보다. 새 대법관들을 전부 맘에 꼭 드는 사람으로 골라 앉혀야만 놓이실 모양이다"라며 "임명가부만을 정할 수 있는 소극적 권한인 임명권을, 대법원장에게 특정인의 제청을 강제할 적극적 권한으로 변질시키려 하신다는 게 저만의 오해일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 시도에 대한 대법원장의 거부를 빌미로 지난 감정을 실어 대법원장을 몰아내고자 시작하신 게 탄핵 논의이고 이번 국정조사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정 부장판사는 "사법부가 잘한 것 없다. 그 판결(지난해 5월 이 대통령 전원합의체) 이후 대법원장은 사퇴하시는 편이 모두에게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본인께서 자리를 지키기로 결정하신 이상 제3자가 사퇴를 강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사전환담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 나누고 있다. 2026.11.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사전환담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 나누고 있다. 2026.11.02. [email protected]

그는 "불가능한 일을 억지로 밀어붙이면 무리가 따르고 곧 권한남용이 된다"며 "현실적이지 못한 내란세력 복귀가능성을 핑계로 진압을 명분 삼아 헌법상 권한을 남용한다면, 있지도 않은 반국가세력을 핑계로 계엄을 선포한 내란 우두머리와 다를 것이 뭔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개별 재판에 대한 불만이나 영향 시도를 실질 사유 삼아 사법부를 몰아 붙이시는 것은 명백히 사법독립에 대한 침해"라며 "법관으로서 결코 묵과할 수 없다. 부디 이성을 갖고 그쯤에서 멈추길 바란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성찬용(44기)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가 '코트넷'에 '소설 동물농장에 관하여'라는 글을 올린 이후 이에 동의를 표시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성 판사는 행동하지 않는 자신을 소설 동물농장의 늙은 당나귀 '벤자민'에 빗대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적었다. 또 ▲검찰 폐지 ▲사법 3법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등 여권 주도로 추진된 일련의 사법 시스템 변화를 소설 동물농장 속 지배계층인 돼지들이 도입한 '동물 7계명'에 빗대 비판했다.

코트넷에는 이 글에 동의를 표시하는 현직 법원장과 부장판사, 판사들의 댓글이 연이어 게시되는 중이다. 다만 '사법부가 국민 신뢰를 잃은 과정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반론을 담은 글도 없지는 않다.

법조계에서는 평소 의견 표명을 삼가던 판사들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논의가 확산할 경우 판사들의 회의체인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될 수 있고, 이 문제에 대한 대응을 다루기 위한 법원장회의가 소집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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