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투자자 반발에 코인 과세 4번째 유예…'형평성 논란' 반복 우려
등록 2026.11.05 17:36:53
정부,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키로…2029년 시행
2년간 국내외 과세 형평성 높일 수 있는 인프라 확충
손실 이월공제 3년간 허용해 투자자 의견 일부 수용
주식·채권 과세 안하는데 코인만?…형평성 논란 여전
"2년 뒤 또 유예될 것…금융자산 전체 과세 틀 설계해야"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강남 본점 모습. 2026.11.03.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1/03/NISI20261103_0021516752_web.jpg?rnd=20261103132621)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강남 본점 모습. 2026.11.0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정부가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2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과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업계와 정치권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가상자산에만 세금을 매기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발은 2년 뒤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식·채권 등 금융자산에 대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만 과세 대상으로 삼는 것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에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형일 경제부총리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자산 소득과세 관련 브리핑을 열고,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과세를 2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선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해서 전체적인 틀을 세우고 기업과 투자자들의 적응기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부에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요청하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이 부총리는 "해외에 비해 국내시장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와 디지털자산법 제정에 따른 변화를 과세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돼 2022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2023년, 2025년, 2027년, 2029년으로 4차례나 시행 시기가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업계와 투자자들은 두가지 측면에서 가상자산 과세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해 왔다.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이용자 간, 그리고 가상자산과 다른 금융투자자산 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참여하지만 케이맨제도, 싱가포르, 스위스, 세이셸, 아랍에미리트 등은 2028년부터, 미국은 2029년부터 정보 교환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국내 자산이 과세 정보 수집의 사각지대에 있는 해외 거래소로 유출될 수 있고,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에게 과세가 집중될 우려도 있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정부는 앞으로 주어진 2년을 준비 기간으로 삼아 과세 체계를 충실히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과세자료와 국내 자료를 연계·분석할 수 있는 과세 인프라를 확충해 국내외 과세 형평성과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가상자산과 다른 금융투자자산 간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0년 주식·채권·펀드 등에 대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함께 추진됐던 사안이다. 하지만 금투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자본시장 활성화' 등을 이유로 2024년 국회에서 폐지됐다. 본체였던 금융투자소득세는 사라지고, 가상자산만 '기타소득' 과세라는 방식으로 남게 된 것이다.
투자자들은 가상자산이 '기타소득'으로 과세되기 때문에 이월 공제, 다른 자산과 통산 등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반발했다. 또 금투세에서 국내 상장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 등은 기본공제가 5000만원었다는 점에서 가상자산 기본공제(250만원)도 상향조정돼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정부는 일부 의견을 수용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손실 이월공제를 3년간 허용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예를 들어 2029년 가상자산 투자로 손실을 입었다면 2032년까지 얻은 이익과 통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미국·영국 등 주요국이 손실 이월공제를 허용하고 있고, 일본도 최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제도 개선으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근본적인 불만이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금융투자자산의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지 않으면서 가상자산에만 과세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논란은 2년 뒤 또 다시 조세 저항을 부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채권이나 주식 가격이 올라도 세금을 안 걷는데 가상자산만 과세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며 "금융자산 전체에 대한 자본이득 과세 프레임워크를 정하고, 그 틀 안에서 가상자산의 특성을 반영해서 과세 방식을 정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 오래가는 세제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손실 이월 공제 하나를 넣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주식과 채권에 대해서 아무것도 안 하면서 코인에 대해서만 과세를 하겠다고 한다면 결국 또 유예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가상자산 과세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11.05. since19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1/05/NISI20261105_0021520896_web.jpg?rnd=20261105160000)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가상자산 과세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11.0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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