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부정행위…적발은 여전히 '육안'에 의존[수능부정 해부②]
등록 2026.11.01 08:02:00
수능 전자기기 부정행위 5년간 348건…교사 82.3% "AI 식별 어려워"
교육부 전담인력 배치 등 대책…전교조 "사전 예방 교육 강화해야"
![[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대전의 한 수능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자신들의 고사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5.11.13 kdh191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1/13/NISI20251113_0001992010_web.jpg?rnd=20251113114810)
[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대전의 한 수능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자신들의 고사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5.11.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용윤신 정예빈 기자 = 최근 5년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휴대전화와 스마트워치 등 전자기기 소지로 적발된 부정행위가 348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6학년도에는 84건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다.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안경을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도 대학별 논술고사와 중·고등학교 시험에서 잇따라 확인되면서 수능 감독체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1일 교육부가 한병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자기기 소지로 적발된 수능 부정행위는 2022학년도 65건, 2023학년도 65건, 2024학년도 63건, 2025학년도 71건, 2026학년도 84건으로 집계됐다. 휴대전화와 블루투스 이어폰, 스마트워치, 전자시계, 태블릿PC, 전자담배 등 기타 전자기기가 포함됐다. 적발된 사례는 모두 해당 연도 시험 무효 처리됐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AI 안경 관련 수능 적발은 아직 없었다. 다만 교육 현장에서는 AI 안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실정이다. 교육부가 지난달 21일 기준으로 파악한 전국 초·중·고교 시험 중 AI 안경 이용·소지 적발 사례는 총 2건이다. 서울 소재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각각 1건씩 발생했으며, 모두 1학기 정기시험에서 적발됐다. 해당 학생들의 성적은 학교 학업성적관리규정에 따라 0점 처리됐다. 연세대와 시립대 대학별 고사에서도 AI 안경 사례가 적발돼 각 대학은 1·3년간 응시자격을 박탈하고 형사고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현행 수능 시험 감독체계가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전자기기를 걸러내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일반 안경과 AI 안경을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고, 수험생에게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민원이나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어 감독관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중·고교 교원 27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능 및 모의고사 감독 업무 관련 2차 현장조사' 결과 응답 교원의 82.3%는 교육부가 배포한 현행 감독 절차만으로 AI 안경 착용 여부를 식별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8.7%, '그렇지 않은 편이다'는 23.6%였다. 식별이 가능하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AI 안경 확인 과정에서 우려되는 점으로는 '일반 안경을 AI 안경으로 오인했을 때 발생할 민원·분쟁'이 64.4%로 가장 많았다. '일반 안경과 구별하기 어려워 의심 대상으로 지정하는 데 따른 부담'은 48.0%, 'AI 안경을 발견하지 못했을 때 감독 소홀 책임을 추궁당할 우려'는 45.9%였다.
교육부는 교원단체의 현장 우려를 청취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 '수능 AI 안경 활용 부정행위 관련 대응 계획'을 발표하고 제재와 감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감독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국 1312개 시험장에 AI 안경 여부를 판단할 전담 인력을 한 명씩 지정하고, 판단이 필요한 경우 시험실을 순회하며 감독하도록 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도교육청 상황실을 연계한 신속 대응체계도 마련한다.
감독관 배상책임보험의 보장 범위와 청구 기간도 확대한다. 시험 운영 중 사고로 배상 청구가 제기되면 법률상 손해배상금과 변호사 비용, 소송 절차에 따른 비용 등을 보장한다. 관련 전문기관이 개발 중인 시험장용 전파 탐지기의 활용 가능성도 점검해 내년 수능 시험장 보급을 검토한다.
다만 전교조는 전담 인력 배치만으로는 현장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대응체계에서도 일반 감독관의 의심 기기 확인과 적발 판단이 첫 단계로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의심 기기 발견 시 보고 절차, 전담 인력의 개입 시점과 최종 판단 주체를 명확히 하고, 일반 감독 교사에게 전문적인 기기 판별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업무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후 처벌보다 중요한 것은 사전 예방"이라며 부정행위 유형별 제재 기준과 응시 자격 제한 등 불이익을 시험 전에 명확히 알리고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단 기기를 활용한 부정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문 판별체계와 감독관 보호 장치를 현장에 안착시키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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