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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1만명 짐 쌌다"…칼바람 속 'AI 인재'만 낚는 게임사들

등록 2026.11.04 06:00:00수정 2026.11.04 06:24:25

올해 전 세계 게임사 칼바람에 1만명 이상 감원…북미·유럽에 구조조정 집중

엔씨·데브시스터즈·엑스엘게임즈도 희망퇴직…실적 악화 속 조직 효율화 골머리

크래프톤 AI 인재 100명 이상 채용 추진…넥슨도 AI 역량평가 도입

[서울=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기술업계에 종사했던 후안 루이스가 일자리를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I 투자가 늘고 있지만 미국 서부 기술업계의 채용은 둔화하면서 고학력·기술 인력까지 취업난을 겪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기술업계에 종사했던 후안 루이스가 일자리를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I 투자가 늘고 있지만 미국 서부 기술업계의 채용은 둔화하면서 고학력·기술 인력까지 취업난을 겪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전 세계 게임업계에서 올해에만 1만 명이 넘는 인력이 일자리를 잃었다. 국내에서도 희망퇴직과 조직 개편 한파가 매섭게 불어닥치고 있다.

반면 인공지능(AI) 활용 역량을 갖춘 신입 인재를 대거 채용하는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난다. 게임업계의 고용 지형이 크게 뒤흔들리고 있다.

4일 글로벌 게임업계 고용 동향을 추적하는 비영리 커뮤니티 'ASGC(Always Supporting the Games Community)'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10월20일까지 확인된 전 세계 게임업계 감원 인원은 1만97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감원 규모인 9197명보다 1780명 많은 수준이다. 2022년 8500명과 2023년 1만500명도 넘어섰다. 감원 규모가 가장 컸던 2024년에는 1만5631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ASGC는 연말까지 2100명가량이 추가 감원돼 올해 전체 감원 규모가 1만3077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확정된 감원 인원이 아니라 향후 구조조정 계획 등을 반영한 추정치다.

북미·유럽에 집중된 감원…대형 개발사 폐쇄까지

올해 구조조정은 북미와 유럽 게임사에 집중됐다. ASGC 집계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감원 사례 148건 가운데 북미가 약 64%, 유럽이 약 32%를 차지했다. 전체 감원 인원의 약 76%는 북미에서 발생했다.

미국 게임사 일렉트로닉아츠(EA)는 지난달 21일 '매스 이펙트'와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로 유명한 바이오웨어 스튜디오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AP통신은 EA가 전체 직원의 약 3%에 해당하는 400명가량을 감원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바이오웨어 소속 직원이 약 50명이라고 보도했다.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고용 불안도 커지고 있다.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가 올해 발표한 '2026 게임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업계 종사자 23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8%가 최근 2년 사이 해고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은 최근 1년간 자신이 근무했거나 가장 최근에 근무한 회사에서 감원이 있었다고 밝혔다. 별도로 조사한 학생 응답자의 74%도 향후 게임산업 취업 전망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국내도 희망퇴직 한파…엔씨·데브시스터즈·엑스엘게임즈 조직 재편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인력 효율화는 주요 경영 과제로 자리 잡았다.

엔씨는 2024년부터 대규모 희망퇴직과 개발 조직 분사를 추진해 왔다. 박병무 엔씨 대표는 지난해 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4년 약 5000명이었던 본사 인력이 희망퇴직과 분사 등을 거쳐 3100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견 게임사들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쿠키런' 지식재산권(IP)으로 알려진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5월 신작 성과 부진과 실적 악화를 이유로 전사 대상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필수 직무를 제외한 신규 채용을 일시 동결하고, 인력이 필요한 부문에는 기존 직원을 전환 배치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잡코리아가 인공지능(AI) 직무 채용 공고가 5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잡코리아가 인공지능(AI) 직무 채용 공고가 5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사진=유토이미지)

당시 데브시스터즈는 수익성이 검증된 핵심 게임에 자원을 집중하는 한편, AI 등 신기술을 개발과 비개발 업무 전반에 도입해 조직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엑스엘게임즈에서도 희망퇴직과 전환 배치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불거졌다.

사람 줄이면서 AI 인재 채용…게임사 채용 기준 바뀐다

눈여겨볼 점은 인력 구조조정과 신규 채용이 동시에 일어나는 역설적인 현상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1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자발적 퇴사 선택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반면 지난 10월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신입 공개채용을 시작했다.

AI 활용 역량을 갖춘 인재 100명 이상을 선발하는 '2027 크래프톤 채용연계형 인턴십'이다. 모집 분야는 AI 연구, 기술, 사업, 지원, 게임 프로그래밍과 기획 등 6개 직군이다. 채용 과정에서는 자체 개발한 AI 역량평가 도구 '코파 프로브(Cofa-Probe)'를 활용한다.

선발된 인원은 내년 2월부터 인턴으로 근무하며, 평가 결과에 따라 7월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된다. AI 관련 직무뿐 아니라 기존 게임 개발·기획 직군에서도 AI 활용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넥슨 역시 채용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넥슨컴퍼니는 지난 8월 채용형 인턴십 '넥토리얼'에서 기존 코딩테스트를 폐지하고 AI 면접과 AI 활용 역량평가를 도입했다. 개발자가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능력뿐 아니라 AI 도구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물을 완성하는 역량까지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AI 도입으로 개발 기간과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일자리 감소에 대한 현장의 우려도 깊다.

다만 최근 게임업계의 구조조정을 모두 AI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 신작 흥행 실패와 개발비 증가, 코로나19 시기 확대된 조직의 조정, 대형 프로젝트 취소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기존 인력을 줄이는 동시에 AI 활용 능력을 갖춘 인재를 새로 확보하는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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