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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진료실 흉기난동…"전공의는 위험에 더 취약"

등록 2026.11.05 10:26:30

임세원법 도입에도 의료진 대상 강력사건 여전

"제도 현장서 실효적 작동 못해…전면 점검해야"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료기관 내 강력 사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환자를 진료하는 공간에서 의료진이 다쳤다는 점에서 제도적 장치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세브란스병원에서 이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A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다쳐 응급실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의료진 보호를 위한 '임세원법'이 도입된 지 7년이 지났지만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강력 사건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 이후 2019년 4월에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병원에 보안 인력을 배치하고 비상벨 설치를 의무화 하는 등 이른바 '임세원법'(의료법 개정안)이 제정돼 의료인에게 상해를 입히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했지만 이번에도 환자의 공격을 막진 못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임세원법으로 의료진에 대한 보안 조치가 강화됐지만, 환자를 진료하는 공간에서 또다시 의사가 피습됐다는 사실에 우려하고 있다.

이의주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응급실에서의 폭언과 폭행은 물론 병동과 외래에서의 위협 역시 의료 현장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의료기관의 보안 조치가 법으로 의무화됐음에도 폭력이 반복된다는 사실은 제도가 현장에서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의료기관은 이번 사건을 특정 병원의 문제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며 "현행 기준의 이행 실태와 비상 대응 체계를 전면 점검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점검은 서류상 설치 여부가 아닌 위급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피와 지원이 가능한지를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폭력 피해를 입은 의료인이 치료와 회복, 법적 대응 과정에서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의료기관과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련 중인 전공의는 이러한 위험에 더욱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는 환자와 보호자를 가장 먼저 대면하며, 야간과 주말에는 소수의 인원으로 진료를 담당하는데 피교육자라는 신분상 피해를 입고도 수련상의 불이익을 우려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피해 이후에도 업무 조정 없이 같은 현장으로 복귀하는 일이 대부분"이라며 "전공의가 주저 없이 보호를 요청하고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수련병원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호 대책과 더불어 폭력에 대한 처벌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응급실 폭력의 경우 최근 법 개정으로 처벌 대상 장소가 확대되고 별도의 양형기준안도 마련됐지만 외래와 병동에서의 폭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처벌 기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실제 판결 역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와 국회는 처벌 강화의 범위를 진료가 이루어지는 모든 공간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수사기관과 법원은 의료인에 대한 폭력이 다른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임을 고려해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사건이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들에 대한 낙인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건이 진료 환경 전반을 되돌아보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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